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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
"한국은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탄두 3~6기를 빠르면 1년 안에 만들 수 있습니다. 북한은 현재 90∼1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국은 5∼6년이면 북한을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북한이 계속 핵탄두를 늘리고 있지만 한국의 경제력과 기술력이 높기 때문입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한반도의 핵무장 능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핵무장에 대비해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 부지와 핵 과학자 리스트를 미리 확보하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놔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귀국 후 세종연구소에서 북한 정치와 군사, 남북 관계 등을 연구했고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핵 문제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지난 2022년에는 한국핵안보전략포럼을 창립해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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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정성장 센터장 인터뷰 일문일답입니다.
▲ 용산의 대통령실과 국방부, 합동참모본부·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군을 지휘할 주체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한국은 전쟁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에 빠집니다. 핵폭탄을 맞으면 전반적으로는 싸울 의지마저 사라질 것입니다. 이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서 확인된 사실입니다.
-- 북한이 남한을 핵으로 공격할 경우 미국과 일본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 미국은 재래식 무기를 남한에 제공할 수 있지만, 핵으로 북한을 보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북한의 ICBM 공격으로 자국민 수십만 명, 수백만 명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국민이 한국 지원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신들의 생명이 위태롭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일본은 북한 핵무기의 직접적 사정권에 들어있어서 남한을 돕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도쿄에 250kt 위력의 핵무기가 투하될 경우 70만 명가량의 사망자와 247만 명의 부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 이들 두 나라는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제재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이 유엔을 통해 국제적 제재를 추진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중국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양비론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의 공격은 잘못됐지만, 미국과 남한에도 책임이 있다는 식의 주장입니다. 북한과 동맹을 새로 맺은 러시아는 당연히 북한 편을 들 것으로 봅니다.
북한 ICBM 맞대응 한미 연합공중훈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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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핵무장을 결정한다면 핵무기를 확보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나?
▲ 빠르면 1년 안에 초보적 핵폭탄 3∼6개 정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초보적이라는 것은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수준을 말합니다. 나가사키에 떨어진 미국의 원자탄은 21㏏급이었습니다. 핵탄두 제조는 원자력 발전소 만드는 것보다 쉽다고 합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핵분열이 증폭되는 것을 억제해야 하는데, 핵폭탄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 핵 개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핵물질 확보입니다. 핵물질은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말합니다. 플루토늄은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서 추출하고, 고농축 우라늄은 원심분리기를 통해 만듭니다. 우라늄 농축시설을 짓는 데는 2년 이상 걸리지만, 소규모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만드는 것은 4∼6개월이면 가능합니다. 재처리시설이 완성되면 연간 50㎏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핵폭탄 1개 만드는데 4∼8㎏의 플루토늄이면 충분하므로 1년 안에 4∼6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만약 한미원자력협정이 개정돼서 우리도 일본처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게 되면 3~6개월 내에도 핵무장이 가능할 것입니다.
-- 한국은 우라늄탄보다는 플루토늄탄을 만들어야 하나?
▲ 핵무기를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면 그건 플루토늄 폭탄일 것입니다. 플루토늄 폭탄은 만든 후에 핵실험을 해봐야 합니다. 완성했는데 불량 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라늄 폭탄은 굳이 실험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이 중론입니다. 우라늄을 농축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우라늄 폭탄은 플루토늄 폭탄보다 덜 복잡합니다.
-- 한국에 핵폭탄 투발 수단은 있나?
▲ 한국은 핵무기를 운송해 투하할 수 있는 F-15와 F-16 전투기를 갖고 있습니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현무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핵무기 투발 수단 개발 비용은 핵탄두 개발비의 4배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은 핵무기 투발 수단과 핵무기를 운용할 수 있는 전략사령부도 갖고 있습니다. 핵탄두만 있으면 됩니다.
-- 북한이 핵탄두 90∼100개 정도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한국이 핵무기에서 북한을 따라잡는 데 어느 정도의 시일이 걸리나?
▲ 5∼6년 안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늘리고 있지만 우리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확대하거나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하면 충분히 추월할 수 있습니다.
-- 한국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하던데?
▲ 한국이 가진 사용후핵연료를 모두 재처리해서 핵탄두를 만든다면 4천300개 이상에 이를 수 있습니다. 특히 월성 원자력발전소는 중수로형입니다. 경수로형보다는 중수로형 원자로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가 핵폭탄을 만드는 데 유리합니다. 월성 원자로는 박정희 정부가 핵 개발을 목적으로 캐나다에서 들여온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는 상업용 원자로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 핵무기를 만들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 말이 맞다면 박정희 정부가 외국에서 재처리시설을 도입하는 것을 미국이 방해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 핵무장을 하는데 수조 원의 돈이 들어갈 텐데?
▲ 초기에는 비용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생산공정이 만들어지면 줄어들 것입니다. F-15 전투기 한 대도 1천800억 원 정도 하는데, 이 전투기 20~30대 구입 비용으로 핵무장을 할 수 있다면 가성비가 훨씬 높다고 판단합니다.
-- 핵무장할 때를 대비해서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해야 합니다. 이 협정이 한국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협정 개정을 통해 한국이 일본 수준의 핵잠재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하자고 하면 우리도 이 협정 개정을 요구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시설 건설 부지를 미리 확보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핵물리학자와 핵공학자 리스트도 작성해 놓아야 합니다.
-- 한국의 역대 정부는 박정희 정부 외에 핵무장을 검토한 적이 없나?
▲ 노무현 정부와 다른 정부도 한국이 핵무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파악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이 빠르면 1년 이내에 핵무장을 할 수 있다는 평가는 이런 과정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러니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합동참모본부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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