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2월 중국 장자커우에서 열리는 2022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겐팅 스노우파크에서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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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귀환이 엿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계 각국이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미국이 정조준하고 있는 중국이 상대적으로 침착해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정부가 13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칩 수출규제를 발표하며 임기 막판까지 중국 견제에 나섰지만 중국은 “전 세계 기업에 심각한 손해”라며 구두 반발했을 뿐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출범하면 중국이 어떤 반격의 카드를 사용할 지 주목된다.
이날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 정치·외교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는 달라진 중국 정부의 행보를 조명했다. 매체는 “미 대선 이후 중국은 트럼프 당선인의 고율 관세 협박에 맞서는 광범위한 전략서를 공개했다”면서 “핵심 광물의 수출 금지, 최고 수준의 사이버 해킹, 트럼프의 예측 불가 외교정책의 틈을 파고든 국제 협력 강화 등의 반격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에 대(對)중국 관세를 60%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퇴임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도 임기 말에 중국으로 들어가는 AI 반도체의 수출을 제한하는 등 중국 견제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의 왕원 원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이어진 중국 억제 기조는 중국이 미국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내부 단결을 강화하도록 만들었다”며 “중국 정부는 트럼프의 복귀를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국제사회의 파트너와 협력관계를 확대하도록 하는 ‘효과적인 무기(magic weapon)’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미국산 농산물 의존도 줄인 中…반도체·배터리 광물 수출 통제할수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서 관세 폭격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격 카드로 수출통제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023년 칩 제조와 통신·방위 장비 등에 널리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 전기차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흑연에 대한 수출통제에 들어갔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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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미국산 돼지고기 의존도도 크게 하락했다. 저우샤오밍 전 주제네바 중국대표부 대사는 “중국은 안정적인 대체 공급처를 발전시켜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2018년보다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WP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그가 외부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중국산 상품을 사줄 미국 구매자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 순환에 집중할 것을 중국 기업들에 줄곧 촉구했다고 짚었다.
전직 외교관이자 중국 푸단대의 국제관계 전문가인 런샤오 교수는 “중국은 4년간 경험으로 트럼프를 이해하게 됐다”면서 “우리는 자신 있고, 준비도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스팀슨센터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윤선도 “중국 입장에서 무역전쟁은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의 장에서 극히 일부분을 차지한다”면서 “트럼프 당선인 역시 미중 경쟁구도의 한 시기를 스쳐 갈 뿐”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2023년 칩 제조와 통신·방위 장비 등에 널리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 전기차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흑연에 대한 수출통제에 들어갔다.
중국은 9월부터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의 원료로 쓰이는 안티몬에 대해서도 수출통제를 시행하고 있다. 연합조보(聯合早報)와 대기원(大紀元)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중국 희소금속 안티몬 수출이 전월 대비 97%나 급감했다.
중국은 외국 기업을 제재하기 위한 공식적인 절차도 마련한 상태다. 중국 규제 당국은 9월 신장자치구 면화 구매를 중단한 PVH(타미힐피거·캘빈클라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반독점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엔비디아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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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정부를 충격에 빠뜨린 중국 해커들의 공격도 대비가 어려울 만큼 나날이 치밀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은 재무부 전산망에 침투한 해커들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중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사이버보안회사 센티넬원의 다코타 캐리 중국 전문가는 “수십 년 동안 활동한 중국 해커들의 수준이 근래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정면으로 맞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WP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중 강경파로 내각 인선을 채우는 동안 중국은 미국 바깥으로 시선을 돌려 국제적 협력관계를 다방면으로 구축하는 행보를 보였다고 짚었다.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와 경제적 협력관계 강화, 미 동맹국인 일본과의 군사적 긴장 완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가입 등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지난해 10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폴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하는 캠페인 타운홀의 일원으로 연설하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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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와중에도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매각 등의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내 서비스가 조만간 금지될 수도 있는 틱톡의 상황을 두고 중국 당국이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트럼프 정부 실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관세 등의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상을 앞둔 중국 측이 틱톡 매각을 ‘화해’의 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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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틱톡이 모회사 바이트댄스 소유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어떻게 협력할지와 관련한 포괄적 논의 차원에서 틱톡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올해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된 머스크의 경우 중국에 테슬라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미중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방안 중 하나로 머스크가 소유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가 틱톡을 지배하고 양측이 공동 경영하는 것도 거론되고 있다. 머스크 입장에선 1억7000만명 이상인 틱톡의 미국 내 사용자를 활용해 엑스의 광고 유치에 나설 수 있고, 본인 소유의 인공지능(AI) 업체 xAI도 틱톡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소식통들은 이러한 논의가 초기 단계이며 당국자 간에 합의가 이뤄진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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