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쇼핑 시즌 지출 내역 비교해보니
美 , 가전제품·의류 등 재화 지출 고루↑
韓 , 의류·신발 등 ‘생활용품’ 불황형 소비↑
(왼쪽) 지난해 11월 ‘블랙프라이데이’ 미국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손님들이 캘리포니아에 있는 시타델 아울렛을 찾아 매장 밖에 줄을 서는 모습. (오른쪽) 지난해 연말 시즌에도 손님이 없어 한산한 서울 한 전통시장 모습. [A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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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미국 경기만 ‘나홀로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극명한 내수 경기 온도차가 작년 연말 쇼핑 시즌 지출 통계에서도 감지됐다. 미국은 가전제품, 인테리어 등 카테고리별로 고른 매출 성장세를 나타내고 오프라인 매장 결제도 활발했다. 반면, 한국은 역대 최대 규모로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열었음에도 식품·의복 등 ‘불황형 소비’를 중심으로만 지갑을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글로벌 결제기술기업 비자(Visa)가 발간한 ‘소매 지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른바 ‘블랙프라이데이’로부터 시작하는 미국의 지난해 연말 쇼핑 시즌 동안 소매 지출액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 소비자들은 예년보다 오프라인 매장(전체 77%)을 더 찾았다. 오프라인 매장 총 지출액(전체 77%)은 전년 대비 4.1% 증가했으며, 이는 이전 증가율인 1.6%를 웃도는 수치다.
반면, 온라인 소비 판매 비중은 23%로 성장세도 2023년 10.3%에서 지난해 7.1%로 감소했다. 웨인 베스트(Wayne Best) 비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4년 연말 쇼핑 시즌 동안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고, 온라인 쇼핑을 통해 친구와 가족들의 홀리데이 선물을 구매하는 등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 연말 지출액 증가를 통해 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오프라인 매출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1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최근 3개년치를 살펴보면, 오프라인 업체들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감율은 ▷2022년 (8.5%) ▷2023년 (4.5%) ▷2024년(3.9%)로 매년 줄어드는 모습이다. 그나마 온라인 업체들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감율은 2022년 8.3%를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의 조사에서도 미국만 뜨거운 내수 경기 분위기가 나타난다. 미국 소비자들은 딜로이트 조사에서 지난해 연말 쇼핑 시즌에 평균 1778달러(약 260만원)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전년도보다 8% 늘어난 수치다. 지난 6년간 연평균 증가율(2.9%)과 비교해도 증가폭이 크다.
반면, 한국 소비자들은 절약형 소비로 몰렸다. 승용차 등 내구재(-5.2%), 화장품 등 비내구재(-1.6%)에서 판매가 줄어든 반면, 의복 등 준내구재(1.4%)는 증가세를 보였다.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대형 소비촉진 행사에서 의류·신발·취미용품 등의 판매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구매력이 약해진 탓에 큰 지출이 필요한 가전제품을 교체하기보다 생활용품으로 몰려간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미 간 내수 경기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12월 내수 지표가 잇따라 강하게 발표되고 있다”면서 “특히 재화 수요가 뚜렷해 미국의 12월 소비 판매는 4개월째 증가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와 달리, 한국의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를 기록,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년 3월 이후 4년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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