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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명도 없다…“이러니 PC방이 텅텅” 다들 난리,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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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게임 체인저, 사람처럼 움직이는 ‘AI 캐릭터’
위메이드·크래프톤, 엔비디아와 손잡아
게임사 간 AI 캐릭터 중심 경쟁 본격화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한 피씨방. 내부가 한산하다. [차민주 기자/ch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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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아침 7시. A씨가 일어난 시각이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A씨는 배가 고프다. A씨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오늘은 일요일이다. 직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 천천히 식사 시간을 즐길 시간이 충분하다. A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메뉴인 피자를 선택해 식사를 시작한다. 식사를 마치니 속이 든든해 기분이 좋다. 주위를 둘러보니 A씨의 남자친구 B씨가 시야에 들어온다. A씨는 기분이 좋은 김에 B씨를 끌어안아 본다.

놀랍게도 A씨는 사람이 아니다.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인 ‘인조이(inZOI)’에 등장하는 ‘인공지능(AI) 캐릭터’다.

게임 캐릭터가 AI로 진화하고 있다. 게임 업계가 게임 고정 캐릭터에 AI 기술을 더해, 사용자와 사람처럼 소통하는 AI 캐릭터를 제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굳이 피시(PC)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지 않아도, AI 캐릭터와 사람만큼 깊이 소통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하루 1명도 방문하지 않을 정도로 PC방이 침체되는 상황에서, PC방을 갈 필요가 더 없어진다. 젊은층이 북적거리던 PC방의 모습을 더욱 보기 힘들어질 정도로, 이용자와 소통하는 AI 캐릭터의 ‘게임 파트너’ 역할은 갈수록 확대할 전망이다.

크래프톤의 게임 ‘인조이’에서 AI 캐릭터 ‘스마트 조이’가 소통하고 있는 모습. [크래프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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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와 크래프톤은 자사 게임에 AI 캐릭터를 본격 도입하기 위해 엔비디아와의 협력에 나섰다. AI 캐릭터는 게임 고정 캐릭터인 ‘논 플레이어 캐릭터(NPC)’에 AI 기술을 결합한 형태로, 사용자와 사람처럼 소통할 수 있는 캐릭터를 의미한다.

게임 고정 캐릭터는 사용자의 게임 진행을 돕는 장치로서 게임 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사용자와 상호작용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게임사가 미리 프로그래밍한 대사와 행동만을 반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AI 캐릭터를 AI 개발 분야 중 하나로 지목하고 나섰다.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캐릭터인 ‘CPC(Co-Playable Character)’를 발표했다. CPC는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AI 캐릭터다. 사용자의 특징에 맞춰 대화하고, 상황을 유연하게 파악해 게임 전략을 같이 세우는 등 협력도 지원한다. 크래프톤은 ‘펍지(PUBG)’ 지적재산권(IP) 프랜차이즈부터 인조이까지 자사 게임에 CPC를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위메이드는 엔비디아와 함께 AI 기술을 적용한 신작 ‘미르5’ 속 보스 몬스터 ‘아스테리온’ 개발에 나섰다. 아스테리온은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학습하는 머신러닝 기반의 AI 캐릭터로, 변칙 공격을 선보인다. 사용자는 보스의 특징을 파악한 뒤, 매번 새로운 전략을 세워 도전해야 한다.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캐릭터인 ‘CPC’ [크래프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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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게임업계는 2010년대부터 AI 기술 도입에 공을 들여왔다. 다만 AI 캐릭터는 각사 AI 조직이 담당하는 여러 개발 분야 중 하나에 불과할 뿐,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아니었다. 오픈AI 등 대화를 핵심으로 한 생성형 AI 돌풍이 본격화하면서 게임업계도 AI 캐릭터를 핵심 연구 주제로 삼기 시작한 가운데, 크래프톤과 위메이드를 중심으로 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두 게임사의 AI 캐릭터 적용 확대가 향후 게임업계 전반의 경쟁력 격차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임 캐릭터는 사용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매개체로, 사용자가 게임사의 기술력을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위메이드와 크래프톤이 ‘AI 큰 손’으로 꼽히는 엔비디아와 협력하면서, 게임사 간 기술 격차는 보다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고정 캐릭터는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 외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로, 전 게임사가 이에 AI를 결합해 사람처럼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위메이드넥스트가 엔비디아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신작 ‘미르5’ 속 보스 몬스터 ‘아스테리온’ [위메이드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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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엔씨소프트는 2011년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AI 연구소 ‘NC AI 센터’를 설립했지만, 생성형 AI 기반의 캐릭터를 제작하겠다고 밝힌 것은 2023년이다. 당시 엔씨는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를 공개,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AI 캐릭터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넥슨 또한 2017년 데이터 분석 조직을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을 개발하는 ‘인텔리전스 랩스(Intelligence Labs)’ 조직으로 확대 개편했으나, 2023년이 돼서야 사용자 맞춤 소통이 가능한 생성형 AI 기반 캐릭터 연구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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