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징역 4년·김연철 징역 3년 구형…선고 공개 진행 예정
검찰 "오로지 대북 관계 개선 위해 탈북민 보호 의무 저버려"
탈북어민을 강제로 북송한 혐의를 받는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부터),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가정보원법 위반 관련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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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선웅 서한샘 기자 = 검찰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으로 기소된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고위 인사들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1심 결과는 내달 19일 나온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전날(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는 징역 4년,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탈북민들이 여러 차례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외국인이나 난민보다 못한 존재로 대하며 위헌·위법한 강제 북송 결정을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현재 탈북 어민들의 생사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회복할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정 전 실장 측은 최후 진술에서 "이번 사건은 검찰 측 주장처럼 생활고로 귀순한 탈북어민들을 강제 송환한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라며 "이들은 하룻밤 새에 동료 선원 16명을 도끼와 망치로 잔인하게 살해한 후 모든 증거물을 바다에 유기하고 불법적으로 북방한계선을 넘어 도주해 온 흉악범들로서 우리 군이 나포했고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고려해 우리 사회로의 무단 진입을 불허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가위기 발생시 콘트롤타워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안보실장으로서 택할 수 있었던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2021년 11월 검찰에서도 2년여간의 조사를 거쳐 당시 정부의 결정은 '피의자들의 직무 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대해 법령에 따라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직무 집행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불기소 처분을 한 바 있다"며 "정권교체 직후인 2022년 6월 대통령이 사건 재수사를 직접 공개적으로 지시하자 국가정보원이 바로 고발하고 검찰이 입장을 바꾸어 기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1심 선고 기일은 오는 2월 19일 오후 2시로 지정됐다. 그간 강제 북송 사건 재판은 국가 안보·기밀 보안 등을 이유로 대부분 비공개로 열렸으나 선고 공판은 공개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당시 동해상에서 탈북어민 2명을 나포한 지 이틀 만인 2019년 11월 4일 노 전 실장 주재로 청와대 대책 회의를 열어 진행 중이던 합동 조사를 종료하고 이들의 북송을 결정했다.
이들 어민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를 저질러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탈북 어민들은 11월 7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 당국에 넘겨졌다.
검찰은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 국민의 지위를 가지고 있으므로 정부가 탈북 어민들의 의사에 반해 강제 북송을 결정한 것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서 전 원장은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과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서 전 원장이 중앙합동정보조사팀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탈북 어민들의 귀순 요청 사실을 삭제하고 조사가 종결된 것처럼 기재하는 등 허위 보고서를 작성하게 한 후 통일부에 배포한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은 강제 북송 방침에 따라 중앙합동정보조사를 중단·조기 종결하도록 해 중앙합동정보조사팀의 조사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buen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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