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반도가 꽁꽁 얼어붙었다. 이제야 겨울다운 겨울이 찾아온 듯하다. 지난 10일 홍천 내면 기온이 영하 24.3도를 기록하는 등 강원 영서·산간을 중심으로 강추위가 이어졌다.
홍천으로 이주한 첫해 겨울, 아파트 물난리를 겪었다. 계곡 소리가 나길래 문을 열어보니 위층에서 넘친 물이 계단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 물은 그대로 얼어붙어 아파트 복도가 한때 빙판으로 변하기도 했다. 알고 보니, 배수관에 고여 있던 물이 아래층에서부터 얼기 시작하면서 고층부 세대가 세탁기를 사용할 때 배수된 물이 역류해 집으로 들어온 것.
첫해 강렬한 물난리 신고식 이후, 영하 20도 한파가 몰아치면 세탁실 사용을 중단하거나 얼어붙은 세탁기 배수관을 녹인 후 사용한다. 이 시기 홍천에는 동파 피해를 겪는 집들이 많아 빨래방이 대호황을 누린다.
이번 겨울 한파와 폭설도 일상에 불편함을 선사했지만, 그래도 이 겨울이 이상기온 없이 3월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지난해에는 5월 같은 3월 날씨가 이어지면서 봄철 참진드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얼었던 땅이 빨리 녹으면서 겨울을 나던 해충의 부화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국내에 대규모로 발생했거나 발생 가능성이 있는 해충 종류가 3년 새 3배 이상 증가했다.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해충알이 죽지 않고 부화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벌은 대표적인 수분 매개자다. 전 세계 농작물의 75%가 벌이나 나비와 같은 곤충에 의해 수분된다. 벌 개체 수 감소는 곧 인류의 식량난과 생태계 먹이사슬의 위기와도 직결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은 유럽과 미국 일부 주에서 꿀벌에 강한 독성이 있어 금지한 병해충 방제용 살충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을 광범위하게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이전과 다른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우리 삶 전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주목해야 한다. 우리와 함께 이 땅에 살아 숨 쉬는 모든 것에 주목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자연 생태계의 지속성과 회복을 포괄적으로 고려한 발전이 우선시되길 바라본다. 겨울다운 겨울을 3월까지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김도담 지역가치창업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