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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다낭시'로 불렸는데… 한국인 취소 급증에 울상 짓는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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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후 한국 관광객 급감
지난해 대비 예약률 최대 30% 줄어

지난해 베트남 다낭 인근의 유명 관광지 호이안 올드타운 거리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호이안=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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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한국인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주요 관광지가 울상을 짓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항공편 이용 심리가 위축되면서 한국 여행객들이 예약을 줄줄이 취소한 탓이다.

14일 현지 일간 뚜오이쩨 등에 따르면 베트남 중부 다낭시 관광청은 제주항공 참사 여파로 한국발(發) 항공편 취소와 여행 연기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지 숙박·운송·요식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낭시 관광청 대변인은 “비극적 추락 사고로 항공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는 이 같은 분위기가 단기적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광청은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시 당국과 현지 매체가 수집한 업계 호소를 보면 보름 사이 한국인 관광객 예약 건이 기존 대비 최대 3분의 1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다낭 4성급 호텔 소유주는 VN익스프레스에 “참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열흘 새 50~60명이 무더기로 숙박을 취소했다”며 “대량의 예약이 급하게 취소돼 빈 객실을 채울 여력이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베트남 다낭에 위치한 유명 전통시장에서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다낭=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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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겨울철은 보통 동남아 여행 성수기로 꼽힌다. 게다가 베트남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동남아 국가다. 지난해 베트남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760만 명 중 한국인 비율은 26%(약 457만 명)에 이른다. 중국인(약 374만 명)과 대만인(약 129만 명)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매년 160만 명의 한국인이 찾는 다낭은 어딜 가나 한국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 ‘경기 다낭시’라고 불릴 정도였는데, 참사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다른 지역 사정도 비슷하다. 다낭에 이어 한국인 사이에서 뜨고 있던 베트남 남부 유명 관광지 푸꾸옥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한 관광 운송회사는 연초 승객 수가 최대 30%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오는 3월까지 예정됐던 한국인 단체 관광도 줄줄이 취소됐다. 푸꾸옥에서 리조트를 운영하는 한 회사 관계자는 참사 이후 예약 건의 10%가 취소됐고 신규 예약도 크게 줄었다며 “한국인들이 항공기 탑승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기 관광지 냐짱이 위치한 카인호아성(省) 관광협회도 연초 냐짱을 찾는 한국인 방문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40% 줄었다고 현지 매체에 토로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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