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엔 엄두 못낸 고부가 영역
탑재모델 넓혀 양산 경험 축적
②보조금 업고 내수 본격 공략
中업체 점유율 47.3%로 쑥
③SE4 등 아이폰 공급도 늘어
저가 앞세워 아이패드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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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디스플레이가 새해부터 빠른 속도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를 뒤쫓고 있다. 우선 화웨이와 샤오미 등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현지 세트(완제품) 고객사를 기반 삼아 물량 공세 기반을 다지고 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업계의 가장 큰 고객사인 애플을 공략하기 위한 기술력 추격에도 속도를 붙이는 양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BOE는 화웨이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메이트70의 한정판 모델에 탠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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탠덤 OLED는 레드·그린·블루(RGB)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방식으로 기존 1개 층인 OLED 패널 대비 내구성과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다. LG디스플레이(034220)가 2019년 처음으로 상용화해 중국 업체는 진입하지 못한 고부가 영역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상황이 바뀐 것이다. 지난해 탠덤 OLED 패널을 애플 아이패드에 독점 공급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로서는 큰 위협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제품군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언제든 저가 공세를 펼 수 있는 중국 업체들이 공급망 신규 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양산 경험을 쌓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보조금 정책을 등에 업고 내수 시장 공략에 나선 것도 또 다른 위험 요소다. 현지 패널 업체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에 더해 빠른 점유율 확대까지 노릴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낡은 가전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할 때 보조금을 주는 경기부양 정책의 범위를 스마트폰까지 늘렸다. 화웨이는 이달 초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을 최대 20% 인하하는 파격 공세를 펼치며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 늘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의 내수 공급망으로 인한 큰 폭의 점유율 하락을 겪었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스마트폰 OLED 시장에서 3년 전 24%대 점유율에 불과했던 중국은 지난해 상반기 47.3%까지 치고 올라온 반면 한국은 75.3%에서 52.5%로 떨어졌다. 중국향 모바일 공급 비중은 2022년 한국과 중국이 각각 56%와 44%로 양분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14%와 86%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중국이 한국을 추월한다면 당분간 탈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업체들의 큰손 고객사인 애플 잠식도 우려된다. BOE는 올해 상반기 출시가 예정인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SE4에 OLED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스마트폰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아이패드 패널 공급망에도 낮은 가격을 무기 삼아 진입을 지속하고 있다. BOE는 현재 짓고 있는 8.6세대 정보기기(IT)용 OLED 라인에서 스마트폰용 패널도 같이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투자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여건 속에 중국 패널 업체의 스마트폰 OLED 출하량은 지난해 2억 9830만 대에서 2027년 4억 991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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