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생중계…인기 검색어 등극
의문과 호기심으로 뜨거운 관심
중국 정부 “한국 내정” 논평 없어
YTN 뉴스 화면을 내보내며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소식을 알리는 CCTV 화면. /CCTV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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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체포 소식이 중국 온라인을 뜨겁게 휩쓸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한국 대통령들은 끝이 좋지 않다”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법치가 실현됐다는 의견도 소수 나왔다. 중국 정부는 논평 없이 ‘한·중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희망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중국중앙TV(CCTV), 신화통신, 글로벌타임스, 펑파이신문, 신경보 등 중국 주요 매체들은 15일 한국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긴급 타전했다.
신화통신은 “한국 현직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이 집행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중국 매체들은 “법과 질서가 무너졌다”는 내용이 담긴 윤 대통령의 사전 녹화 담화와 민주당의 “늦었지만 정의가 실현됐다”는 논평도 한국발 뉴스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대만 자유시보 등 홍콩·대만 매체도 윤 대통령 체포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신화통신 위챗 생중계 화면. 469만명 넘는 시청자들이 접속했다. |
중국 관영매체는 윤 대통령 체포 소식을 홈페이지 첫 화면 메인 기사에 걸지 않았지만 온라인에서는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신화통신과 CCTV의 위챗 생중계 방송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1시35분 기준 각각 469만4000명, 165만6000명이 접속했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웨이보에 “체포 과정이 우스꽝스러웠다”며 “대통령이 앞장서서 법에 저항하며 국회와 법원을 무시했고, 공권력을 집행하는 이들은 한때 관저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관저 앞에 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태극기뿐 아니라 성조기도 들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윤 대통령 체포를 계기로 역대 한국 대통령의 불행한 최후가 또다시 중국 누리꾼의 관심사에 올랐다. 체포 관련 소식에 “한국 대통령은 끝이 좋지 않다” “예전에는 퇴임 후 감옥에 갔는데 이제는 임기 도중 체포됐다. 다음에는 취임 직후 체포되는 것인가” 등의 댓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베이징에서 20년 넘게 거주한 한 교민은 “‘한국 대통령은 왜 이렇게 힘이 약하냐’는 질문을 곧잘 받는다. 하지만 20·30대를 중심으로 경남 양산 평산책방에 가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고 샤오홍슈(소셜미디어 겸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올리는 것도 유행”이라며 “현직 대통령 탄핵이나 전직 대통령 수사, 반대로 전직 대통령과 친근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 등 중국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은 관심과 의문,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 최고 지도자의 잘못을 묻고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을 부러워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 SNS 샤오홍슈에 올라온 평산책방 인증 사진 |
소수지만 체포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베이징의 한 시민은 “2016년 한국 유학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집회를 목격했다.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이번에도 한국 시민들은 용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탄핵 관련 질문에 “내정에는 논평하지 않겠다”며 “안정적인 중·한관계의 발전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과 극우세력에서 ‘중국인들이 탄핵집회에 참석한다’고 주장하자 주한중국대사관은 한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정치적 행사에 참여하지 말라고 공지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후 “한국 여권이 정쟁에 중국을 악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기사를 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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