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성 지적된 포고령은 "김용현이 잘못 베꼈다"…부정선거론도 꺼내
첫 변론기일 출석한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 |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이도흔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사당에 해제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모인 사실을 언급하며 병력 동원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측은 전날 헌재에 제출한 60여쪽 분량의 답변서에서 계엄 당시 상황이 "병력으로써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한다. 국가 비상사태가 아니어서 군을 동원할 필요가 없었다는 국회 측 주장에 대한 반박 차원이다.
윤 대통령 측은 답변서에 민주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을 언급하며 "그들이 조직적, 자극적 선동으로 대규모 군중을 동원해 반정부 투쟁을 일으킬 것임은 명약관화했다"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해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국회의사당 앞으로 몰려든 것을 두고, 반대로 이를 자신이 예측했기 때문에 군을 동원했다는 논리를 편 셈이다.
윤 대통령 측은 군이 국회 유리창을 깨고 내부로 진입한 것에 대해서도 "오로지 흥분한 군중들에 의해 발생할 안전사고나 유혈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국회 본관 진입 준비하는 계엄군 |
또 "포고령 1호는 국방부 장관 김용현이 종전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이 있을 당시 예문을 그대로 베껴온 것으로, 모든 절차를 평화적으로 신속히 진행하고 국회 해산 결의 시 종료하려고 했던 것인데 문구의 잘못을 부주의로 간과한 것"이라며 사실상 '실수'였다는 식으로 해명했다.
윤 대통령 측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의회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선거 부정도 서슴지 않는 반민주 반민족 패거리들"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그들이 중국의 재력을 앞세워 이 땅을 중국과 북한의 식민지로 만들려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에 관한 구체적 근거는 없었다.
부정선거론도 꺼내 들었다. 답변서에는 선관위 전산시스템의 비밀번호가 '12345'였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조잡하기도 하려니와 중국 중앙 정부와 지방정부의 연결 번호로서 중국 등 외부에서 풀고 들어오라고 만들어 놓은 듯이 기이한 일치성을 보였다"는 주장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측은 정치인을 체포하거나 국회의사당 내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고 작년 8월부터 계엄을 준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는 전·현직 군인들의 증언, 검찰 수사 결과와는 대치되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 측은 선관위 군 투입과 관련해서는 "당초 예상과 달리 방첩사가 아니라 정보사 IT 인력이라고 하는데 정확히 보고받지 못했다"고 적었다.
국무회의 회의록이 없다는 지적에는 "사후에 작성되는 것이어서 계엄의 효력에 아무 영향이 없다"고, 국회에 계엄 선포를 통고하지 않은 것은 "확인하지 못했으나 계엄 선포가 전국에 생방송 됐다"며 "하자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서울역에서 뉴스 보는 시민들 |
wa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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