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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의 야심작 ‘뉴글렌’ 로켓 첫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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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뉴글렌 로켓이 16일 미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우주군기지 36번 발사대에서 이륙하고 있 웹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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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독자개발한 대형 우주로켓 뉴글렌을 처음으로 발사했다.



뉴글렌은 베이조스가 회사 설립 25년만에 내놓은 첫 궤도 발사체로, 우주사업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에 맞서는 대항마 격이다. 뉴글렌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궤도비행을 한 우주비행사 존 글렌에서 따온 이름이다.



블루오리진은 16일 오전 2시3분(한국시각 오후 4시3분) 미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우주군기지 36번 발사대에서 궤도 견인선 블루링 시제품을 실은 뉴글렌을 발사했다.



이날 비행에서 뉴글렌은 목표궤도에 도달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1단 추진체를 해상 바지선으로 회수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번 비행은 블루오리진이 미 우주군의 국가안보우주발사(NSSL)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인증 비행이기도 하다. 미 국방부는 지난 6월 보잉-록히드 합작사인 유엘에이(ULA), 스페이스엑스, 블루오리진 3개사를 56억달러 규모의 차세대 국가 안보 발사 임무 수행업체로 선정했다.



블루오리진이 10년 이상 공들여 개발한 뉴글렌은 높이 98m의 2단 발사체로, 스페이스엑스의 주력 로켓인 팰컨9(70m)보다 크고 개발 중인 스타십(121m)보다는 작다.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화물도 최대 45톤으로 팰컨9(22.8톤)보다는 많고 스타십(150톤)보다는 적다. 또 화물칸 너비도 7m로 팰컨9(5m)과 스타십(9m)의 딱 중간이다.



뉴글렌은 애초 2020년 첫 발사 예정이었으나 엔진 개발 차질 등으로 일정이 늦어졌다. BE-4 엔진 7개를 탑재한 1단 부스터의 추진제로는 메탄이 주성분인 액화천연가스(LNG)와 액체산소를 쓴다. 메탄은 팰컨9을 포함한 대부분의 로켓이 연료로 사용하는 등유와 달리 그을음이 나지 않는다. BE-3U 엔진 2개로 구동되는 2단 발사체의 추진제로는 액체수소와 액체산소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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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엑스와 경쟁 구도 가능할까







뉴글렌의 등장은 미국 우주산업에서 몇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발사체 시장에서의 스페이스엑스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이다. 스페이스엑스는 지난해 로켓을 134회 발사했다. 전 세계 발사체 시장의 절반을 독차지했다. 사실상 독점 체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력한 힘을 가진 뉴글렌이 등장하면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미국 정부로선 경쟁을 붙여 한 쪽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쪽을 선택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둘째는 저궤도 통신용 군집위성 경쟁이 본격화한다는 점이다.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뿐 아니라 베이조스의 아마존도 저궤도 군집위성망을 계획하고 있다. 아마존이 추진하는 저궤도 군집위성 ‘프로젝트 카이퍼’가 목표로 하는 위성 수는 3236기다. 이를 주로 쏘아올릴 로켓이 뉴글렌이다. 아마존은 뉴글렌을 최대 27번 사용하기로 이미 아마존과 계약을 맺었다. 선두주자인 스페이스엑스는 팰컨9 로켓을 이용해 지금까지 스타링크 약 7천기를 발사했다.



셋째는 스페이스엑스에 이어 두번째 재사용 발사체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는 재사용 발사체가 로켓 개발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로켓 재사용은 발사 비용을 줄이는 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블루오리진은 1단 발사체를 해상 바지선으로 회수하는 방법으로 25회까지 뉴글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한다. 스페이스엑스 팰컨9의 현재 최고 기록은 24회 사용이다. 올해 25회 사용에 도전한다.



블루오리진은 프로젝트 자비스라는 이름으로 2단 로켓 재사용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는 현재 개발 중인 스타십에 1단과 2단 모두를 재사용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2024년 10월29일 발사대로 이동 중인 뉴글렌 1단 추진체. 블루오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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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 매년 10억달러씩 투자





블루오리진은 이번 비행이 성공하면 올해 안에 12회, 2026년에는 24회로 발사 횟수를 계속해서 늘려나갈 계획이다. 블루오리진에 매년 10억달러씩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던 베이조스는 지금까지 14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시절부터 1971년생 머스크와 1964년생 베이조스는 어릴 적부터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베이조스는 다섯살 때 아폴로 우주선 달 착륙을 보고 자란 ‘아폴로 키즈’ 출신이다. 어린 시절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의 모험담을 다룬 <스타트렉> 드라마에 빠져들며 우주를 향한 꿈을 키웠다. 머스크는 어린 시절 은하제국 흥망성쇠를 다룬 아이작 아시모프의 에스에프(SF) 대작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탐독하며 우주를 동경해왔다.



성인이 된 머스크는 온라인 결제와 전기차 사업으로, 베이조스는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으로 번 돈을 우주사업에 투자했다. 하지만 둘의 최종 목표는 다르다. 머스크는 화성에 정착촌을, 베이조스는 1974년 물리학자 제러드 오닐이 제안한 원통형 ‘오닐 실린더’처럼 우주 공간에 별도의 거주시설을 만드는 것을 꿈꾸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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