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개인사업자 사업장 '상거래 데이터'/그래픽=이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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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이력 기반의 개인사업자(소호) 신용평가모형(CSS)을 보완하는 대안신용평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사업장 정보를 다루는 '상거래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적극 공급하면서 건전성도 확보해야 하는 인터넷은행들이 상거래 데이터 확보에 진심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취급 시 '사업자 업종별 특화 모형'을 적용해 심사하고 있다. 요식업이나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와 온라인 셀러 등에 대해 업종별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신용평가 체계를 고도화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전체를 평가하는 '범용 모형'에다가 개별 업종의 특수성을 평가하는 '특화 모형'을 더해 이중 구조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사업장 정보와 매출 정보 등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서 대출 심사 시 변별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특히 비금융 데이터 중에서 '상거래(사업장) 데이터'가 개인사업자 대출에 핵심이라는 게 은행권의 공통된 설명이다. 신용정보사(CB)를 통해 받는 사업자 개인의 신용정보와 달리, 상거래 데이터에는 사업장 자체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들이 담겼다. 다만 업종별 소비 패턴이 다르고 보안 문제도 있어서 수집과 가공이 어렵다.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능력은 은행에 달렸다. 특히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를 포함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30% 이상 내줘야 하는 만큼 사업장의 상거래 정보로 차주의 상환 능력을 교차 검증해야 한다. 시중은행과 달리 실사 없이 비대면으로 대출을 내준다는 특징 또한 검증의 필요성을 높인다.
인터넷은행들은 여러 외부 기관들과의 제휴로 상거래 데이터 확보전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한국신용데이터를 통해 개인사업자 고객의 사업장 정보와 경영관리 앱(애플리케이션) '캐시노트'를 통해 수집된 시간대별 매출 정보 등을 공유받는다. 카드사와의 제휴로 수집한 매출 정보 또한 값진 상거래 데이터다.
케이뱅크도 BC카드·삼성카드·신한카드 등 카드 가맹점 사업장 정보를 공유받고 있다. 사업 업력이 짧거나 개인 신용도가 높지 않은 개인사업자라도 사업장이 우량하면 대출 기회가 생긴다. 토스뱅크도 노란우산공제정보 등을 통해 제공받은 업종·업력·매출 등 사업장 정보를 활용해 신용평가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상거래 데이터는 인터넷은행뿐만 아니라 은행권 전체에도 중요한 가치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민주당-은행권 상생금융 간담회에서 "은행에서 소상공인을 위해 결제 키오스크를 설치할 수 있다면 은행이 상거래 데이터를 확보해서 소상공인에게 더욱 낮은 금리로 대출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소상공인·중소기업 특화 은행'을 외치는 '제4인뱅' 후보들의 경쟁력을 판가름할 영역이기도 하다. 도전장을 내미는 곳들 모두 다양한 업권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상거래 데이터를 확보해서 신용평가 모형을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은행권 관계자는 "상거래 데이터는 실제 개인사업자의 비즈니스 상황을 분석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이미 신용평가나 대출 심사에서 건전성을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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