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서모씨가 설 선물로 받은 한우 등심(왼쪽)과 불고기. 등심은 떡심을 중심으로 지방이 퍼져 마치 돼지고기 비계를 연상케한다. 반면 불고기는 풀질이 양호하다.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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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맞아 선물세트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에 따르면 설과 추석 등 명절에는 ‘눈속임’ 선물세트 판매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선물을 보낸 의뢰인과 수취인이 어떤 제품이 배송되는지 확인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설 선물 의뢰인은 백화점에 진열된 최상급 고기를 확인한 뒤 구매를 결정한다. 그러나 의뢰인이 본 최상급 고기를 진열대에서 바로 꺼내 배송 하는 건 아니다. 배송되는 고기는 백화점 입점업체의 외부 시설에서 제작·포장 돼 고객에게 전달된다. 백화점은 입점업체가 상품을 판매한 금액대별 수수료만 챙기는 구조다. 백화점과 고기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다.
A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선보이는 부위별 고기는 최상급이다. 최상급만 선별해 대량으로 구성할 수는 없다”며 “한우소의 크기와 체질, 근육질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모씨가 설 선물로 받은 한우 고기에 크고 작은 지방 덩어리가 넓져 퍼져 있다.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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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백화점 상품본부 관계자는 “(백화점) 입점업체가 A급과 B급 고기를 섞어도 사실상 알 수가 없다”며 “동일 가격대로 구성한 고기 선물세트 10개를 펼쳐 놓으면 모두 상품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굴비와 갈치, 전복 등 수산물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했다. 유통업체의 명절 상품이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기업 등에서 대량으로 구매한 상품 구성이 취약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유통업체들은 고객이 대량으로 선물세트를 구매할 경우 상품에 따라 10~30%까지 할인을 해준다. 여기에 금액대별 상품권까지 별도로 증정한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년 명절 때만 되면 법인 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마련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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