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성과 다른 성은 엄격한 군 복무 기준 충족 못 해”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하기 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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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와 입대를 금지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4건의 군 조직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으로 28일 나타났다.
이날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플로리다주 공화당 연방하원 콘퍼런스 연설을 마친 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4건의 행정명령과 1건의 선언문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출생 시 성별과 다른 성별로 등록된 모든 군인이 정신적으로 부적격하다고 판단, 군 복무나 입대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생물학적 이성(異姓) 간 욕실이나 침실, 탈의실 등 공유를 금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미 백악관은 이날 “군사적 사명과 국방부의 오랜 정책에 따라 개인의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허위의 ‘성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은 군 복무에 필요한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물학적 성과 일치하지 않는 성 정체성을 택하는 것은 명예롭고 진실하며 규율있는 생활 방식을 지키는 군인의 헌신과 충돌한다. 사생활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1기 때 추진했지만 바이든이 폐지
2022년 6월 14일 미국 뉴욕시 제이콥 K. 자비츠 센터에서 열린 아프리카 파병 환송식에 미 육군 제69보병연대 장병들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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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조치는 미국 내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DEI)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던 트럼프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1기 집권 당시에도 트랜스젠더 미국인의 군 복무 금지 조치를 추진했지만,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1년 트랜스젠더 군인의 복무를 다시 허용하면서 폐기됐다.
지난 20일 취임 당일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의 지침을 다시 철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이날 서명한 4건의 행정명령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셈이다. 다만 2017년 당시 트랜스젠더 군인과 시민단체가 행정명령에 반발해 연방법원에 이의를 제기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법적 소송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성전환을 원하는 미성년자에 대한 호르몬 치료 등 의료 서비스를 금지하는 미국 테네시주 법에 관한 판단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달 4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 대법원 앞에서 '트랜스젠더 아이들을 보호하라'는 내용의 팻말을 든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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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하는 명분은
미 백악관은 “미군은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효과적인 전투력으로 우리 국민과 조국을 보호해야 할 분명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군사적 우수성을 추구하는 것은 정치적 의제나 군 단결에 해로운 이념을 수용하기 위해 희석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 군인은 어떻게 되나
지난 14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가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헤그세스는 24일 국방장관에 취임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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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금지령과 관련해 구체적인 이행 방침은 국방부에 달려있다. 지난 24일 취임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구체적인 정책 수립에 나설 방침이다.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미군으로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는 최소 약 2500명에서 최대 1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현역으로 복무 중인 미군은 약 120만명이다.
한편 이날 트럼프가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백신 의무화 조치로 강제로 퇴역한 군인에게 밀린 급여를 지급하고, 이스라엘을 본 따 미국식 ‘아이언돔(Iron Dome·단거리 대공 미사일)‘을 개발하는 절차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강제수용소 아우슈비츠 해방 80주년을 기념하는 선언문에도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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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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