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등 백악관 출입·취재 허용…'필수품' 바인더 없이 등장
트럼프 엄호 집중에 보수 환호…가디언 "상사에 맹렬한 충성심 보여"
첫 브리핑하는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 레빗 |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백악관이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 등 '1인 미디어'에 백악관 출입·브리핑 취재의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언론 브리핑실에서 열린 자신의 첫 브리핑에서 "백악관은 (언론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를 강력하게 믿고 있다"며 "우리는 이 브리핑실을 뉴스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는 뉴미디어와 이 방에서 기자석을 확보하지 못한 매체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독립 언론인들과 팟캐스트 운영자, SNS 인플루언서,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백악관 취재를 위해 출입증 발급을 신청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심사를 통과한 사람들에게 백악관 출입 자격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또 과거 대언론 브리핑 때 백악관 대변인실 관계자 등 주로 공무원들이 앉던 브리핑룸 앞쪽의 대변인 오른편(대변인 입장에서) 자리들을 '뉴미디어석'으로 명명해 각종 비(非) 기성 미디어 관계자들이 앉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인 미디어 등에 대한 백악관의 문호 개방은 뉴욕타임스(NYT)와 CNN으로 대표되는 기성 매체와 불화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관 및 선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작년 초당적으로 금지법을 제정한 중국계 짧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 틱톡 '구하기'에 나선 데서 보듯 SNS를 기반으로 한 1인 미디어나 보수 성향 대안 매체들을 '우군'으로 여기는 듯한 모습이다.
자신에 대해 비판의 날을 벼려온 다수 대규모 기성 매체와는 각을 세우면서 대중과의 직접 소통을 늘리는 한편, 젊은 층과 자신의 지지층에게 특히 인기 있는 뉴미디어나 SNS 인플루언서 등을 적극 활용하고, 힘을 실어 주려 하는 것이다.
1997년 8월생인 레빗 대변인은 27세로 역대 백악관 대변인 중 최연소다. 그 전까지는 29세에 백악관 대변인이 됐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의 론 지글러가 최연소였다.
레빗 대변인은 첫 브리핑에 백악관 대변인의 필수품처럼 여겨졌던 두꺼운 파일 바인더 없이 종이 몇장만 들고 나타나 트럼프 대통령 정책 엄호에 집중했다.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세계 각지의 현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 때문에 대변인이 백악관의 입장을 사안별로 정리한 바인더를 들고 나올 때가 많다.
뉴욕타임스(NYT)는 레빗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기자들을 앉혀놓고 "대중 매체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는 최저치"라고 일갈했다고 전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소셜미디어에서 레빗 대변인의 첫 브리핑에 대한 보수 진영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레빗은 록스타"라는 배우 제임스 우즈의 평가도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데이비드 스미스 워싱턴지국장은 이날 브리핑 이후 "언변이 좋고 호전적이고 상사에 맹렬한 충성심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1기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 대변인들과 레빗 대변인을 비교하면서 "업그레이드 된 트럼프 2.0을 구현하고 있다. 더 빠르고 더 똑똑하고 더 호리호리하고 더 비열하고 더 체계적이고 덜 혼란스럽다"고 평하기도 했다.
AP통신은 레빗 대변인이 트럼프 캠프에서부터 대변인 역할을 했으며 작년 7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벌어지기 사흘 전에 첫 아들 니콜라스를 낳았으나 신속히 업무에 복귀했다고 전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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