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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화재, 보조배터리가 원인?…승무원 “승객 짐에서 연기”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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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밤 김해공항에서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꼬리 부분에서 불이 나자 소방대가 진화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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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홍콩행 항공기 BX391편 화재가 뒷좌석 승객 짐에서 시작됐다는 승무원 내부 진술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에어부산 보고서에는 지난 28일 화재 사고 당시 기내에서 근무 중이던 승무원이 “항공기 좌석 28열 오버헤드빈(머리 위 선반)에서 화재가 추정”된다고 진술한 내용이 담겼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승객이 기내 수하물로 오버헤드빈에 넣은 보조 배터리가 압축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앞서 에어부산 항공기는 전날 오후 10시 15분쯤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승객 170명(정비사 1명 포함)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항공기 맨 뒷줄 3~4번째 머리 위 선반에서 검은 연기가 발생한 뒤 화재로 번진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긴장하며 화재 진압을 진행했다. 이륙하기 전이라 항공기에 항공유 3만5000 파운드가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다해히 불은 이날 오후 11시 24분쯤 초진됐고,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 16분 만인 11시 31분께 항공기 대부분을 태운 뒤 완전히 꺼졌다.

이번 김해공항 화재 항공기는 2007년 10월 30일 제작된 기령 17년의 에어버스 기종이다. 2017년 5월까지 에어부산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운용하다가 넘겨줬다.

에어부산은 지난해까지 12년간 항공편 수 10만편 이상인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10년 이상 무사고 기록을 유지해 왔으나 이번 사고로 그 기록이 깨졌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사고 발생 직후 항공사고조사관 3명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

이들은 화재가 발생한 HL7763 항공기(A321-200기종)에서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를 회수해 내용을 분석할 계획이다. 아울러 탑승자들의 증언과 항공기 운항 기록 등을 종합해 비행기 꼬리쪽 내부에서 불이 시작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한편, 항공기에 반입된 보조배터리에 따른 사고는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OZ8913편에서 오버헤드빈에 있던 보조 배터리에서 연기가 나는 화재가 발생했다.

승무원들이 연기를 바로 꺼 화재는 일어나지 않았고, 승객 273명을 태운 항공기는 예정대로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1월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이었던 싱가포르행 스쿠트항공 여객기에서 승객의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배터리가 터지면서 발생한 불은 좌석에 옮겨붙었고, 비행기 이륙은 지연됐다.

이은 2월에는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중국 상하이로 가는 로얄 에어 필리핀 RW602 항공편에서 승객 보조배터리에서 불이 나 해당 항공기가 홍콩으로 긴급 회항하기도 했다.

국내외 항공기에서 배터리 화재 사고 이어지면서 기내 반입 물품에 대한 규정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항공 위험물 운송기준에 따르면 리튬 메탈 배터리와 리튬 이온 배터리는 위험물로 분류돼 기내 휴대나 위탁수하물 반입이 기본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탑승객의 사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소량에 한해서는 운송이 허용된다.

먼저 리튬배터리가 장착된 전자장비(카메라·휴대전화·노트북 등)인 경우 리튬메탈배터리의 리튬 함량이 2g 이하이거나 리튬이온배터리가 100Wh 이하면 위탁수하물로 부치거나 기내 휴대가 가능하다.

리튬메탈배터리와 달리 충전이 가능한 리튬이온배터리는 100Wh 초과∼160Wh 이하일 경우 항공사의 승인에 따라 항공기 반입이 가능하다.

다만 보조배터리와 관련해선 리튬메탈배터리는 리튬 함량이 2g 이하, 리튬이온배터리는 100Wh 이하인 경우에만 기내 휴대만 가능하다. 보조배터리는 위탁수하물로는 부칠 수 없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전자기기 장착이나 보조배터리 여부에 관계없이 스스로 부풀거나 폭발하는 일이 자주 발생해 기내 휴대일 경우에도 탑승객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선반 등 손이 닿지 않은 곳에 보관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만약 수화물 문제라면 보조배터리 취급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사실 기내 휴대의 의미는 그 물건을 손으로 들고 관리하는 상태에서 타라는 뜻이다. 오버 헤드빈에 넣는 것은 기내휴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에어부산과 공항공사 차원에서 제대로 홍보가 안 된 것인지, 승객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인지 다시 한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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