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 메뉴 탐색을 복잡하게 설계한 사례.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금 구독하시면 80% 할인 혜택을 드려요’.
스마트폰 화면에 뜬 안내 문구를 보고 ‘가입하기’를 누르면 간편하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해지할 땐 어떨까. 메뉴→설정→멤버십 관리에서 구독 해지를 찾았나 했더니 본인 인증을 더 하라고 한다. 해지를 누르면 기존 혜택을 계속 강조하고, 해지 사유를 묻거나 다른 구독 상품을 권유하는 식으로 절차를 늘어지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사례는 ‘다크패턴’의 대표적 유형으로, 구독 해지 절차를 복잡하게 설계해놓은 ‘경로의 방해’라고 불린다.
온라인으로 여가 활동이나 상거래를 할 때는 의도치 않은 결제를 유도하거나 중요한 정보를 숨기는 눈속임 상술, 즉 다크패턴에 유의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온라인에서 불편·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피해 사례를 정리한 ‘디지털서비스 이용자 보호를 위한 다크패턴 사례집’을 지난 22일 발간했다.
다크패턴(Dark Patterns)이란 이용자의 선택을 왜곡하거나 중요한 정보를 숨기려는 목적으로 설계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나 사용자 경험(UX)을 의미한다. 2010년 초반부터 등장한 다크패턴은 화면 구성을 복잡하게 만들거나, 정보를 허위로 제공하거나 감추는 설계가 주요 기술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사업자의 이익은 높아지지만, 이용자의 자율성을 해치게 된다.
해지 신청 절차를 복잡하게 설계한 사례.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눈속임은 전형적인 수법이다. ‘구독서비스 유지’라는 버튼은 도드라지는 색으로 처리하면서 ‘해지’ 버튼은 잘 안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구독을 유지할래요’와 ‘조금 더 고민해볼래요’와 같이 동일한 선택을 표현만 바꾸거나, ‘구독 유지’와 함께 주어진 선택 버튼에 ‘취소’라는 모호한 단어를 사용해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구독 유지를 유도하기 위한 선택 버튼 설계.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중요 정보를 알리지 않는 경우도 문제다. 구독 과정에서 부가세 등 추가 비용을 표기하지 않고, 결제 주기를 명확하게 알리지 않는 것이다. 취소 및 환불 조건에 대해 안내하지 않거나 배치하더라도 눈에 띄지 않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외 무료 프로모션 가입 과정에서 유료 전환 가입 의사를 명시적으로 확인받지 않고 임의로 처리한다든지 정기구독 가입을 하지 않으면 무료 체험이 불가능한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중요 정보를 명확히 안내하지 않고 가입을 유도하는 설계.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비스 이용 자체를 방해도
모바일 알림 수신 버튼을 과도하게 눈에 띄게 설계하거나 감정적 문구로 이용자 선택을 유도하고, 광고와 광고가 아닌 것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광고를 잘못 클릭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방통위는 “주요 서비스에 대한 모니터링 또한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용자 선택권을 보장하고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동시에 이용자 피해 우려가 큰 사례에 대해선 금지행위 유형으로 법제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방통위, ‘허위·과장 고지’ 알리익스프레스 과징금 추진
https://www.khan.co.kr/article/202410301612001
☞ 서울 5성급 호텔 90%…첫 화면과 결제 화면 금액 다르게 표시
https://www.khan.co.kr/article/202409060600011
☞ 늘어난 보험 스팸, ‘꼼수 마케팅’ 때문?…손보사 4곳 92억원 과징금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121443011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 시작과 끝은? 윤석열 ‘내란 사건’ 일지 완벽 정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