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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7 (월)

한 몸 던져 대한민국 구하려 했다던 '애국지사 윤석열'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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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기자(=전주)(chin580@naver.com)]
검찰비상계엄특별수사본부가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한 가운데 윤 대통령은 "자신의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구하려 했다"는 찬사(?)까지 등장하면서 음력 새해 첫날부터 국민들이 불편해 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무장한 계엄군을 국회에 투입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비롯해 '탄핵반대 당협위원장 모임'은 29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 대통령을 찾아가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자신의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구하려 한 윤 대통령을 응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새해 편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친정인 검찰은 형법 제87조(내란)를 들어, 윤 대통령을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하게 되는 내란수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형법 제87조 (내란)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자"를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윤 대통령을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자"로 규정해 '내란수괴'혐의로 구속 기소했는데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일부는 윤 대통령을 "자신의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구하려 한" '애국지사' 급으로 높였다.

한 마디로, 12.3비상계엄을 실행한 윤 대통령은 마치 일제에 항거해 조선총독부에 폭탄을 투척하는 등 온 몸을 바쳐 항일독립운동을 펼친 애국지사와 동급이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더구나 21세기 대한민국 검찰이 악랄했던 일제 경찰과 마찬가지로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한 몸을 바치려 했던 현대판 애국지사(윤 대통령)를 엉뚱하게도 '내란혐의'를 뒤집어 씌워 감옥에 쳐 넣은 셈이 된다.

또 윤 대통령 변호인 측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국가 위기를 알리기 위한 합법적인 계엄였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또한, 검찰이 윤 대통령의 '합법적인 계엄'에 대해 막무가내식으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이라고 얼토당토않은 혐의를 뒤집어 씌워 구속 기소한 셈이 된다.

원칙을 지키려고 죽음을 선택한 소크라테스가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아테네 시민법정에서 남겼다는 "악법도 법이다"는 옛 명언(실은 서기 3세경 로마의 법학자 도미누스울피아누스의 말)이 있다.

윤 대통령이 형사재판과 탄핵심판에서 살아 돌아오면 자신이 얘기한 대로 '제2, 제3의 계엄'도 가능할 것이고 그 진정성과 국민(그가 아끼는)들의 지지는 더욱 확고해 질 것이다.

그렇지 않고, 윤 대통령이 형사재판에서 내란수괴죄가 인정되고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직에서 파면되면,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옹호하던 그들 역시 부화수행(줏대 없이 다른 사람의 주장에만 따라서 그가 하는 짓을 따라 행동함)한 혐의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해지는 신세를 면하지 못할 수 도 있다.

마찬가지로 내란을 선전,선동한 자도 형법 제90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유기금고에 처해질 수 있다.

이날 "우리는 스멀스멀 잠식 당하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나아가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이 모래성이 되지 않도록 자신의 몸을 던져 구하려 한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강조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의 주장대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순전히 '개인의 자유'일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자신의 몸을 바쳐 대한민국을 구하겠다고 생각했을지는 몰라도,또 그들이 얘기한 대로 '장난'처럼 패악질하는 국회에 대해 '경고용'으로 실행했던 '12.3비상계엄' 이후 50 여 일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윤 대통령 한 몸으로는 도저히 해결될 수 없을 지경으로 나라가 망가져 있다.

남편을 원하지 않는 구치소에 보낸 영부인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그러나 대통령을 구치소에 보낸 국민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그것도 '내란수괴'라는 혐의를 받고 구치소에 들어가 있는 대통령을 탄핵 변론기일에 TV화면을 통해 대할 때마다 '말 장난 같은 변론'에 우롱(?)당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하는 시민들이 많다.

국민들은 길고 긴 설 명절 연휴에 "그동안 잘나가던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급속도로 추락했는지를 곱씹어 보며 편치 않은 명절 연휴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도 정치권이 헤아려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서 김 전 장관의 증인신문이 끝난 뒤 서로 목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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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기자(=전주)(chin5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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