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위헌적·위법적 비상계엄 선포해 나라 쑥대밭"
"부정선거에 대한 잘못된 인식·환상 깨어나야"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 설정을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위헌적·불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 대통령이 같은 당이라서 봐줘야 한다? 아니다. 상대방의 잘못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 편이 잘못했을 때는 더 엄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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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우리 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 설정을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할 필요가 있다. 12·3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1호 당원이다. 당 지도부가 이 부분(출당)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전통적 보수 지지층도 중요하지만 스윙보터 역할을 하는 중도층의 지지를 대폭 확보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지도부가 어떻게 당을 운영해야 할지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의힘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57·6선·부산 사하을)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팩트>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당이 윤 대통령과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국민을 불안과 충격에 빠뜨린 비상계엄은 위헌적이고 불법적이라는 이유다. 줄곧 일관된 인식이다. 그는 지난달 4일 새벽 국회 담장을 넘어 본회의장에 들어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찬성표를 던진 여당 의원 18명 가운데 한 명이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운명 공동체'라고 해서 무조건 두둔할 수만은 없다는 게 조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위헌적·불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 대통령이 같은 당이라서 봐줘야 한다? 아니다. 상대방의 잘못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 편이 잘못했을 때는 더 엄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 통합이 이루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한 행위에 대해 보수층이 용납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윤 대통령이 왜 비상계엄을 선포해 나라를 이렇게 쑥대밭을 만들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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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측이 비상계엄 명분 중 하나로 '부정선거론'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3차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해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한 게 아니라 사실을 확인하는 차원이었다며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에 관한 물음에 조 의원은 굳은 표정을 지으며 "그 말 표현 자체에서 부정선거에 대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떤 명확한 증거거가 없다는 것도 담겨 있다"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을 정도로 계엄 사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보수당 의원으로서 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 있다.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배신자' 명단에 조 의원이 포함되기도 했다. 실제 보수 성향이 강한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과 당원들이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단다. 자칫 정치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정치적 소신을 굽히지 않는 이유는 뭘까.
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측이 비상계엄 명분 중 하나로 '부정선거론'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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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주인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다. 대통령직은 국민이 위임한 국민의 권력이다. 당연히 권력을 함부로 쓰면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은 제한된 권력을 쓰라는 것이다. 한 개인이 옳고 그름을 떠나 불법적 행위를 한 부분에 대해 용납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부르짖는 보수당의 정체성과 모순된다. 고(故)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회 통합의 정치 철학을 가졌다. 저는 그분들을 보고 정치를 배웠다. 통합과 개혁을 늘 새기고 있다."
그는 "야당에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분들이 많다. 이렇게 대내외적 상황이 불확실하고 어려울 때 여야는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살려야 한다. 특히 다수가 소수를 배려하지 않으면 (정국은) 다수에 의한 독재로 흘러갈 수 있다.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가졌기에 마음대로 해야 한다는 아집과 독선과 독단을 버려야 한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참된 민주주의자지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은 민주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우리 당은 전통적 보수 지지층도 중요하지만 스윙보터 역할을 하는 중도층의 지지를 대폭 확보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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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반등세를 보이는 반면 민주당의 내림세 흐름인 점도 비슷한 맥락으로 봤다. 조 의원은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에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책임 정당으로서 제대로 된 모습보다는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말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역풍이 부는 것으로 본다"라고 진단했다. 여당 지지율이 꾸준히 오르는 부분도 냉정하게 짚었다. 동시에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한 게 비슷한 양상이다. 중요한 건 국민의힘에 대한 시민의 지지가 어느 정도 올라가고 있는 건 틀림이 없다. 중요한 점은 우리 당이 잘해서 지지율이 오른 게 아니라는 점이다. 대통령이 구속되고 직무가 정지된 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대통령 지지율이 올랐다. 역설적으로 대통령이 필요 없는 것 아닌가. 우리 당이 국민의 지지를 더 얻으려면 민생, 경제, 외교, 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진정성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누구? 경남 고성군 출생인 조 의원은 1996년 통합민주당 지구당위원장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 정책보좌역도 지냈다. 2004년 실시된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야당의 불모지인 부산 사하을에서 당선됐다. 당시 나이 36세. 이후 22대 총선까지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6선을 달성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2016년 1월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 등 당 주류와 마찰을 빚고 탈당한 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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