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일자리 6년만에 최소폭 증가
작년 公기관 신규 채용 2만명선 붕괴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이상 대형 사업체의 월평균 취업자 수는 31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만8000명 늘어난 규모로, 2018년(5만 명) 이후 6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대형 사업체의 취업자 증가 폭은 2022년 18만2000명이었지만 2023년 9만 명으로 반 토막 났고, 지난해에도 36% 감소했다. 대형 사업체 대부분은 중견·대기업에 속해 구직자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특해 제조업에서의 고용 한파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000명 줄었다. 2023년(―4만2000명)에 이어 2년째 감소했다.
좁아진 청년 일자리… 공공기관 채용 5년째 내리막
경력직 선호속 신규 채용 부진
‘쉬었음’ 청년도 1년새 2만명 늘어
“추경에 일자리 예산 대폭 반영을”
지난해 수출이 2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는데도 제조업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고용 유발 효과가 낮은 반도체 산업이 ‘나 홀로 호황’을 누린 영향이 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특정 산업에 10억 원을 투자할 때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취업자 수)는 2.1로 전(全) 산업(10.1)의 5분의 1, 전체 제조업(6.2)의 3분의 1에 그친다.
민간과 공공을 가리지 않고 신규 채용이 부진한 것은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조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 보고서에서 “경력직 채용이 늘면서 비경력자가 한 달 내로 상용직(정규직)에 취업할 확률은 평균 1.4%로 경력직 평균 2.7%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며 “기업의 경력직 선호 현상으로 청년들의 첫 취업 시기가 늦어지며 생애 총 취업 기간이 평균 2년 줄었다”고 분석했다.
질 좋은 일자리 부족은 청년들의 구직 의욕을 꺾으면서 취업 시장 자체에서 이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쉬었음’ 청년은 전년보다 42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1000명 증가했다. 2020년(44만8000명) 이후 최대치다. 이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쉬기 때문에 취업자·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올해에도 고용시장 불안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 장기화에 제주항공 참사 등이 겹치며 내수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고 미국발(發) 관세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는 탓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고용 불안은 적당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정부가 상반기(1∼6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일자리 지원 관련 예산을 대폭 반영하는 등 획기적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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