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26개국 정치인 연구 결과
8198명 의원의 3200만건 SNS 분석
"허위정보는 극우 정치 전략의 핵심"
"대체 미디어 활용해 가짜뉴스 증폭"
미국의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공동 지도자인 앨리스 바이델의 1월 25일(현지시간) 선거 캠페인 집회에서 연설하는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비춰지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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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네덜란드의 페터 퇴른베르크 암스테르담 대학교 교수 등이 진행한 조사를 통해 “극우 포퓰리스트들은 민주주의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정치적 이점을 얻기 위한 도구로 가짜 뉴스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퇴른베르크 교수는 가짜 뉴스를 확신시키는 것이 극우 진영의 전략이라고 주장하면서 “정책 입안자, 연구자, 대중이 가짜 뉴스와 극우 포퓰리즘의 얽힌 동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것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2017년부터 2022년 사이 26개 국가의 모든 의회 의원이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모든 트윗을 분석한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연구에 포함된 국가들은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 17개 EU 국가를 비롯해 미국, 영국, 호주 등이다. 최근 몇년간 유럽에선 독일의 대안당(AfD), 프랑스의 국민연합(RN), 네덜란드의 자유당(PVV) 등 극우 정당이 돌풍을 일으켰다.
연구진은 8198명의 의원들이 올린 3200만건의 트윗을 국제 정치학 데이터베이스를 참고해 각 정당의 좌우 정치적 이념에서의 위치와 포퓰리즘 정도를 파악했다. 이후 팩트 체크와 가짜 뉴스 추적 서비스를 통해 64만6058개의 URL을 수집해 각 URL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팩트성 등급’을 매긴 후 의원들이 공유한 1800만개의 URL과 비교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여러 데이터를 통합한 결과 각 정치인과 정당이 공유한 정보나 링크들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즉 그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평가한 ‘팩트성 점수’를 산출했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 극우 포퓰리즘이 허위 정보를 퍼뜨릴 확률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친다며, 중도 우파나 중도 좌파, 극좌 정당의 의원들은 이와 관련이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진은 엑스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영향으로 2022년 이후 엑스 플랫폼에서 의원들의 게시물을 추가해 연구에 포함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유럽의 극우 정당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위 정보를 소비하거나 공유하지 않지만, 허위 정보는 극우와 같은 특정 그룹에서 집중적으로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허위 정보 확산의 주요 원인이 극우 포퓰리즘의 배제적인 성향과 민주주의에 대한 적대감 등 특정한 이념적 특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가짜 뉴스는 경제적 불만을 중심으로 하는 극좌 정치인들엔 덜 유용하지만, 극우 정치인의 문화적 불만과 민주적 규범에 대한 반대는 허위 정보의 ‘비옥한 토양’이 된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이어 연구진은 극우 정치인들과 대체 미디어간의 상호 관계성에도 주목했다. 퇴른베르크 교수는 “극우 포퓰리스트들은 자신들의 견해를 증폭시키기 위해 ‘대체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고 활용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뉴스 매체가 아닌 소셜미디어, 블로그, 팟캐스트 등과 같은 다양한 미디어 채널을 활용해 자신들의 이념적 메시지를 증폭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퇴른베르크 교수는 “이 생태계는 허위 정보를 확산시키고 극우 포퓰리즘 운동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들의 이념적 메시지를 강화하고 유권자들 간에 공동체 의식을 만들어 주류 미디어에 대한 반론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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