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K9 자주포 20문 수출 계약 성사 전망
미국, 중국과 달리 지정학적 갈등서 자유로워
2021년 10월 20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2021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기념식에서 FA-50 경공격기가 우리 영공을 비행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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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두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한국 방위 산업이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동남아 국가가 중국산 무기 대신, 가성비가 뛰어나고 지정학 리스크와 무관한 한국산 무기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17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 간 군사적 긴장 고조로 동남아 지역 내 중국산 무기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며 “그 틈을 한국이 파고들면서 (한국은) 동남아 무기 시장에서 중국의 최대 경쟁자가 됐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나라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물리적 충돌까지 빚고 있는 필리핀이다. 필리핀 국방부는 최근 공개한 ‘2024년 하반기 조달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올해 안에 한국산 초음속 다목적 경전투기 FA-50 12대를 추가 도입하기 위해 한국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지난 2014년 FA-50의 개량형인 FA-50PH 12대를 도입해 운용 중인데, 협상이 타결되면 보유 기체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나게 된다. 또 중국과의 해상 충돌에 대비해 2028년까지 원해경비함(OPV) 6척을 포함해 한국산 함정 12척 이상을 배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남중국해 연안국 영해 분쟁 현황. 그래픽=강준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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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도 한국산 K9 자주포 20문 도입 관련 협상을 조만간 마무리 짓고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만드는 중국에 맞서 또 다른 인공섬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각각 2021년과 2023년 한국산 항공기를 들여와 공군력을 강화했다.
한국이 글로벌 패권 경쟁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는 점도 매력 요소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티머시 히스 선임 연구원은 “한국과의 거래는 중국이나 미국과 협력하는 것에 비해 정치적 위험이 낮다”며 “한국은 미중 긴장을 이용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에서 무기를 구입할 경우 지정학적 긴장을 높일 수 있지만, 한국산 무기는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의미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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