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상영
5월 24일까지 예술다큐 8편
5월 24일까지 예술다큐 8편
어맨다 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2023)의 한 장면. 국립현대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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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가르드 음악가이자 공학도, 디지털 시대를 예견한 노스트라다무스 백남준은 세상의 모든 것이 어디로 흘러 가는지 알고 있었다.”
어맨다 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2023)는 20세기 최초의 디지털 크리에이터 백남준의 선구안을 다룬다. 생전에 백남준은 모든 예술가가 곧 채널이 되는 미래를 예견했고, 작품 곳곳에 그의 사유를 남겼다. 한국계 미국 배우로 이름을 알린 스티븐 연이 백남준의 1인칭 내레이션과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이 작품에서 백남준은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예술을 만들지 않는다. 예술이 나를 만들 뿐이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MMCA 필름앤비디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예술 다큐를 상영하는 ‘창작의 순간-예술가의 작업실’을 선보인다. 상영은 5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영상관에서 진행된다. 예술의 창작 과정을 탐구한 영화 8편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미술, 건축, 무용, 문학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업실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영화는 거장들의 생전 모습과 예술 세계를 추적한다. 앙리-조르주 클루조 감독의 ‘피카소의 비밀’(1956)은 끊임없는 생각들을 자신의 화폭에 담아가는 파블로 피카소의 작업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평생 죽음을 두려워하며 앞으로 나아갔던 피카소의 발자취를 그의 작업실이 있던 공간과 그의 작품이 소장된 미술관, 생전에 남긴 인터뷰 기록 등을 통해 따라간다. 이 영화는 1956년 당시 칸영화제에서 특별심사위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피카소의 비밀’(1956)의 한 장면. 국립현대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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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제이 바이다 감독의 유작 ‘애프터이미지’(2016)는 폴란드 아방가르드의 선구자 스트르제민스키와 그의 제자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로 작가의 고난이 어떻게 예술적 저항으로 전환되는지를 다룬 작품이다.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안젤름’(2023)은 동년배 화가 안젤름 키퍼의 작업실에서 그의 예술적 근원을 탐구한 3D 영화로 문학, 철학, 신화 등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 존재와 역사의 순환성을 탐구하는 키퍼의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상영작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다룬다. 오늘날 우리가 음악을 제작하고 듣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여성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리사 로브너 감독의 ‘일렉트로니카 퀸즈: 전자 음악의 여성 선구자들’(2020)과 무용과 연극이 결합된 탄츠테아터 양식의 표현주의 기법을 발전시킨 독일의 무용가 피나 바우쉬와 그녀의 무용단 부퍼탈을 감독 샹탈 아커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어느 날 피나가 말하길...’(1983) 등이다.
또 ‘수퍼 에이트 시절’(2022)은 지난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아니 에르노가 아들과 함께 제작한 영상으로, 1972년에서 1981년 사이에 기록한 홈 비디오 영상을 재구성한 영화다. 이는 한 가정의 기록을 넘어 당시 한 사회 계층의 생활 방식과 열망, 그리고 시대 정신을 보여 준다. ‘알토’(2020)는 인간 중심적인 공간을 창조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 핀란드 건축가 부부 알바 알토와 아이노 알토의 삶을 그린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영화 속 예술가들의 창작 방식과 작품 세계를 깊이 논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영화학자 이윤영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와 건축가 박희찬 스튜디오 히치 디렉터, 함선재 헤레디움 관장, 신유진 작가, 어맨다 킴 감독 등이 국립현대미술관 전문가와 함께 대담 형식으로 영화 속 창작의 과정과 그와 맞물린 시대적 맥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올해 국립현대미술관 필름앤비디오의 첫 프로그램으로 동시대 영화 거장들이 그려낸 미술, 건축, 음악, 무용, 문학 등 다양한 분야 예술가들의 창작과정과 예술적 고뇌를 다룬 영화들을 상영한다”며 “앞으로도 국립현대미술관 필름앤비디오에서는 예술의 심미적인 깊이를 경험할 수 있는 영화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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