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누적 순이자마진(NIM) 추이/그래픽=윤선정 |
금리 인하로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저원가성 예금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모임통장과 파킹통장 혜택을 강화하며 고객 유치에 나서거나 최근엔 비금융회사와 협업하는 '임베디드 금융'이 새로운 자금줄로 떠오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순이자마진(NIM) 평균은 1.60%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말(1.69%)보다 0.09%포인트 줄어든 수치로, 5개 은행 모두 세 분기 연속 NIM 하락세를 보였다.
금리 인하기에는 운용 수익률이 조달 비용률보다 빠르게 하락한다. 대출금리는 시장 금리에 따라 즉각 반응하지만, 예금금리는 기존에 높은 금리로 모집한 자금이 남아 있어 천천히 내려가면서다. 이에 따라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진다.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은행들은 저원가성 예금을 쌓아 수익성을 방어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모임통장과 월급통장이다. 이들 상품은 연 0.1% 수준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공짜 예금'으로 불린다. 최근 코인 투자 등으로 빠져나간 대기 자금을 회복할 필요도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SOL(쏠)모임통장'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과거 이용률이 저조해 폐지했으나 이번엔 앱(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이고 저금통·적금과 연계하는 등 저축 기능까지 강화해 새로 내놨다.
지방은행들도 모임통장을 활성화한다. iM(아이엠)뱅크는 모임통장 잔액이 많을수록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BNK부산은행은 '달리기' '골프' 등 특정 키워드가 포함된 모임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50만좌를 완판한 월급통장 '달달하나통장'을 리뉴얼했다. '달달하나컴퍼니'라는 멤버십도 도입해서 매월 주는 생활쿠폰에 포인트(하나머니)까지 추가 제공한다. 기본금리 연 0.1%지만 신규 급여 이체 시 1년간 최대 연 3% 이자를 받을 수 있어서 직장인들의 락인(Lock-In)을 유도한다.
'임베디드 금융'도 금리인하기 수익성을 지킬 방안이다. 저원가성 예금뿐만 아니라, 펌뱅킹 등 수수료 수익도 늘릴 수 있다. 국민은행은 다음 달 24일부터 빗썸과 제휴를 시작하면서 신규 계좌 개설과 자금 유입 효과를 보고 있다. 오는 4월에는 삼성금융과 '모니모 전용 파킹통장'도 출시할 예정이다.
은행권은 선불충전업권과 혁신금융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선불액을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통장과 연계해서 안전하게 관리하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머니 하나 통장'을 운영 중이고 당근페이와 '당근머니 하나 통장'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CJ올리브네트웍스와 'CJ 페이 우리 통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변동형 상품의 대출금리는 이미 많이 내려갔고 앞으로도 이전만큼 수익성을 올리기 어려워졌다"며 "저원가성 예금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임베디드 금융이나 모임통장이 자금 조달 원가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전"이라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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