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정신건강센터 용역 연구…"재난 취재 기자 다수 트라우마 겪지만 지원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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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2022년 '이태원 참사' 관련 보도의 12%가량은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문제 보도였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재난 취재 기자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지만 언론사 지원은 부족하다며 윤리 보도 강화와 언론인 트라우마 관리 등을 개선안으로 제시했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트라우마 예방 관점 재난보도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용역 조사를 수행한 고려대 산학협력단 박아란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2022년 이태원 참사, 2023년 오송 지하차도 참사, 지난해 화성 공장 화재 사고 관련 재난 보도 사례 총 1천87건을 분석했다.
대상 언론사는 신문사(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한겨레·경향신문) 5곳과 방송사(KBS·MBC·SBS) 3곳이었다.
연구진은 선행 연구와 트라우마 예방 가이드라인 등에 따라 사생활 노출·낙인 보도 등 기준을 설정해 이들 언론사의 보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태원 참사 관련 보도 647건 중 12.4%, 오송 사고 보도 242건 중 5.4%, 화성 사고 보도 198건 중 6.6%는 재난 당사자나 뉴스 이용자에게 재난 회상·죄책감 등 트라우마 반응을 유발하는 문제적 보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 당사자나 가족의 복구 등 공동체의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긍정적 보도는 이태원 보도 중 2.9%, 오송 보도 중 2.1%, 화성 보도 중 1.0%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국내 언론들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를 줄이기 위해 (이미지를) 흐림 처리하거나 정지 화면을 활용하는 등의 노력이 보이나, 여전히 재난 당사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전시하거나 사생활을 지나치게 노출하는 사례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수의 기자들이 재난 취재 이후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겪지만 언론사 지원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장 기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초점집단면접(FGI)에서 참여자들은 "오송 참사 당시 블랙박스를 보면서 '제발 지하차도로 들어가지 말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편집을 위해 계속 돌려봤을 때는 불면증과 두통, 구토 증상을 겪었다" 등의 피해를 호소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에 따라 ▲ 재난 당사자 보호와 윤리적 보도 강화 ▲구조적 원인을 다루는 심층보도 ▲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지속적 보도 ▲ 취재 윤리와 '트라우마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강화 ▲ 언론인의 트라우마 관리 등을 개선방안으로 제시했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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