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께 사죄, 군·제도 개혁 추진할 것"
전 육군대장 황인권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장이 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광주 5·18국립민주묘지 참배 후 윤상원 열사 묘역을 쓰다듬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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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를 찾은 예비역 장성들이 12·3 불법 계엄 사태에 군이 동원된 것에 대해 사죄했다. 이들은 소위 임관 시 5·18 민주묘지를 방문하는 정훈 교육을 제안하는 등 군이 정치에 동원되지 못하도록 막는 법과 제도적 장치 마련을 약속했다.
황인권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회(안보특위) 소속 예비역 장성 30여 명은 6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전 육군 대장 출신인 황인권 안보특위위원장은 고(故) 윤상원 열사 묘비를 자신의 겉옷으로 덮고 무릎을 꿇어 앉아 내란을 막는 힘과 용기를 준 오월영령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참배를 마친 이들은 5·18기념재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시민들에게도 고개 숙였다. 황 위원장은 "우리는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국민에게 충성하는 예비역 장성단"이라며 "45년 전 계엄군의 발포로 희생된 민주영령과 광주시민들께 평생 군을 사랑하고 몸 담았던 예비역으로서 진심어린 사죄를 드린다"고 했다. 이어 "12·3 내란이 피를 흘리지 않았던 것은 무장 군인들이 위법한 명령에 적극적으로 따르지 않고 미온적으로 행동준 까닭"이라며 "이들은 광주 민주화운동을 비롯한 수많은 선인들의 노력 덕분에 민주시민의 정체성이 각인된 젊은이들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군이 또 다시 내란의 도구가 되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6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회 소속 예비역 장성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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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달 안보특위 상임 고문은 "우리의 선배들이 국민을 배반하고 군사 반란을 저지른 것에 대해 후배들이라도 와서 사죄해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에 이 자리에 모였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을 배반하고 권력을 찬탈하는데 앞장섰던 군대가 국민의 군대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국방부의 정훈 교육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진조위)는 4년 넘게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5·18에 대한 군사 정훈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달라"는 내용의 권고안을 국방부에 전달했다. 이에 국방부는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에 이미 포함돼 있다"며 진조위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에 담긴 내용은 '5·18민주화운동 등을 통해 민주화를 이뤄냈다'는 단 한 문장뿐이었다.
그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군 내 교육은 여러 집권세력들에 의해 호도돼 왔다"며 "12·3 내란과 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기 위해선 5·18민주화운동 정신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는 부사관과 장교들이 임관 시 5·18민주묘지를 직접 방문해 체험토록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5·18민주화 운동이 왜 일어났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 지 알아야 군이 잘못된 명령에 따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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