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5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하지만 무역전쟁과 국방지출 증가가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어 내달 금리인하가 중단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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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는 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어 예금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기준금리를 연 2.90％에서 2.65％로 각각 0.25％포인트 내렸다고 밝혔다. 한계대출금리도 연 3.15％에서 2.90%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4.25∼4.50％)와 ECB 예금금리 격차는 1.75∼2.00％로 벌어졌다.

ECB는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와 경제 활동 부진에 따라 예금 금리를 2.5%로 낮추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떨어지면서 통화 정책이 의미있게 덜 제약적으로 돼 가고 있다(becoming meaningfully less restrictive)”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써온 ‘여전히 제약적’이라는 문구를 빼 앞으로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ECB는 지난해 6월 1년 11개월 만에 피벗(긴축정책서 전환)에 나선 이후 예금금리를 연 4.00%에서 2.50%까지 6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 해왔다.

이날 ECB는 트럼프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라 수출 감소와 투자 둔화 등을 고려해 올해 유로존 국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1%에서 0.9%, 내년은 1.4%에서 1.2%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다만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2.3%로 높였다. 내년 전망치는 1.9%를 유지했다.

ECB는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와 경제 활동 부진에 따라 예금 금리를 2.5%로 낮추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떨어지면서 통화 정책이 경제 성장에 덜 제약적”이라고 설명했다.

ECB는 5차례 연속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4월 통화정책이사회에서 금리인하를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해 “데이터가 금리 인하가 가장 적절한 통화정책이라고 나타낸다면 인하할 것”이라며, “반면 데이터가 인하가 아닌 동결이 가장 적절한 결정이라고 보여준다면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CB 내에서 추가인하할지 아니면 동결할지를 놓고 위원들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방증했다.

DW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울리케 카스텐스는 “유로존의 성장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과정이 느려지고 있다”면서 “이 모든 요인이 다음 달 추가 금리 인하 여지를 상당히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