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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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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감독→주·조연 증가"…韓영화 흥행작 60% 성평등 테스트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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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행작 60% 백델 테스트 통과…2017년 집계 이후 최고

    女 핵심인력 증가…"제작비 30억↑ 女감독 작품 5편"

    '파일럿'→'시민덕희' 등 女창작자 입지 확대 성공사례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지난해 한국 영화가 흥행작 10편 중 절반 이상인 6편꼴로 성평등 테스트인 ‘백델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유독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 빛난 한 해였으며, 국내 영화시장 근무 환경에서도 고질적인 성비 불균형 현상이 과거에 비해 일부 개선된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

    이데일리

    여성인 김한결 감독이 연출한 2024년 한국영화 흥행작 ‘파일럿’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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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2024년 한국 영화산업 성인지 결산’ 자료를 발표했다.

    영진위가 2024년 한국영화 개봉작 182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여성 핵심 창작인력은 감독 48명 (24.0%), 제작자 90명 (25.6%), 프로듀서 85명 (35.0%), 주연 91명 (48.1%), 각본가 75명 (34.7%), 촬영감독 20명 (8.9%)으로 나타났다. 전년도와 비교해 모든 직종에서 여성 인력의 비율이 상승했고, 참여 빈도는 감독을 제외한 모든 직군에서 증가했다. 영진위 측은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 상업영화 37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감독, 제작자, 각본가 직종에서 여성 인력의 비율과 빈도가 늘어난 추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 상업영화에 여성 감독 작품이 5편이나 포함된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는 분석이다. 이 5편 중 애니메이션 작품인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를 제외하고는 극영화인 김한결 감독의 ‘파일럿’(4위), 박영주 감독의 ‘시민덕희 ’(10위), 김세휘 감독의 ‘그녀가 죽었다’(13위), 이언희 감독의 ‘대도시의 사랑법 ’(17위) 모두 관객 수 기준 한국영화 흥행 순위 30위권에 오르며 흥행 면에서도 선전했다. 영진위는 “여성 감독의 중급 한국영화들이 2024년 영화 산업의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며, 상업영화에서 여성 창작자들의 입지가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2024년 성인지 및 다양성 관점의 캐릭터 재현 양상에서도 진전을 보였다. 2024년 관객 수 기준 흥행 30위 영화 중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작품은 16편으로, 조사 대상작 27편 가운데 59.3%를 차지했다. 이는 성인지 통계 조사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며, 한국 상업영화에서 주 ·조연을 맡은 여성 캐릭터가 양적으로 증가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여성 캐릭터의 복합성을 점검하는 스테레오타입 테스트에서는 조사대상작의 44.4%가 정형화된 여성 캐릭터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진위는 양적 증가와 별개로 여성 캐릭터의 묘사에는 여전히 단편적인 경향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리지널 영화에서는 전반적으로 여성 인력의 참여 빈도가 감소해 개봉작 시장과는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본 조사에서 분석대상이 된 OTT 오리지널 영화 6편 가운데 여성이 감독을 맡은 영화는 김희진 감독의 ‘로기완’ 1편 뿐이었고 , 여성 배우가 메인 주연을 맡은 영화는 없었다. 벡델 테스트는 OTT 오리지널 영화 6편 중 3편이 통과했는데, 이는 2022~2023년의 벡델 테스트 통과율이 평균 84.6%인 것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2024년 OTT 오리지널 영화의 여성 캐릭터 재현은 전년과 비교해 다소 평면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성별 균형 측면의 일부 개선된 흐름을 2024년 극장 개봉작에서 찾을 수 있었으나, 그럼에도 한계는 여전히 존재했다. 핵심 창작인력의 각 직종별(감독 , 제작자, 프로듀서 , 주연, 각본가, 촬영감독) 성비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실질개봉작 기준으로는 주연 제외 전 직종, 상업영화에서는 주연 포함 모든 직종의 여성 참여 비율이 최대 30%대를 넘지 못했다. 영진위는 특히 “촬영감독 직군의 경우 상업영화와 OTT 오리지널 영화에서 3년 연속 0명을 기록하는 등 여성 촬영감독이 부재한 현실”이라며 “산업 내 성별 불균형 개선과 다양성 확대를 위한 노력은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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