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도 살길 모색
"BMW는 당분간 관세 비용 떠안아"
펩시콜라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눈앞에 떨어진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 글로벌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만큼 상황 파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 미국 식음료업체들은 백악관에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기업은 미국 내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히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부응하는 모습이다.
◇ "커피 등 '관세 예외' 요청"
이 단체에는 펩시콜라 제조사인 펩시코를 비롯해 콘아그라, JM스머커 등 식음료 기업이 속해있다.
CBA 측은 관세가 전략적이고 미국 제조업체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커피협회의 빌 머리 회장도 커피를 관세에서 제외해야 한다면서 "커피에 대한 관세는 미국인 4명 중 3명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다. 안타깝게도 미국에서는 커피를 재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미 커피산업은 멕시코·남미에서 재배된 커피를 미국·캐나다에서 가공·유통하는 식으로 분업화돼있다는 것이다.
브라질의 커피 재배지 |
◇ '관세 부담' 떠넘기기…자체 감내하기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털은 관세 부담을 고객사에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우리는 추가 관세를 버틸 수 없으며 고객사들에 이를 알렸다"고 했다.
캐나다의 한 커피 유통업체 관계자는 "25% 관세가 시행될 경우 고객사가 이를 부담한다는 조항을 계약에 추가했다"면서 "대다수 유통업체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가 관세 부담을 중국 업체 등에 전가한다며 경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월마트가 중국의 일부 공급업체들에 가격을 단계별로 최대 10% 낮춰달라고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독일 자동차업체 BMW |
관세 비용 부담을 자체적으로 떠안는 경우도 있다.
스텔란티스와 폭스바겐은 멕시코·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차량에 부과되는 관세로 인해 올해 이익 52억1천만 유로(약 8조원)가 줄어들 가능성이 거론된다.
보잉은 캐나다로부터 수입하는 랜딩기어 등의 부품 비용이 상승하고 부품 확보가 어려워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미국 생산 늘려라'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외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인데, 이에 부응해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리는 기업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글로벌 제약사들에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지 않으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지 엿새 만에 제약회사 일라이릴리는 최소 270억 달러(약 39조원)를 투입해 미국 내에 공장 4개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제약업체 화이자와 노보 노디스크도 필요할 경우 미국 내 생산 물량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일본 완성차업체 혼다는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차세대 시빅 모델을 멕시코가 아닌 미국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온라인 유통업체 쉬인은 협력사들이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갖출 경우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거나 미국 외에 대체 시장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0일 취임 후 캐나다·멕시코·중국 등 3개국을 상대로 관세 카드를 뽑아 들었고, 이달 12일에는 전 세계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가 발효됐다.
자동차·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와 내달 2일 국가별 '상호 관세'도 예고된 상태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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