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사력 투입 고려’ 발언 파문 후
백악관 군사 옵션 마련 국방부에 지시
미국, 1989년 파나마 무력 침공 전례
파나마운하.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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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운하 환수 의지를 거듭 밝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운하 통제를 위한 군사적인 옵션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년 전 파나마 정부에 넘긴 운하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 군사력 투입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는데, 이런 발언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NBC방송은 13일(현지시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현재 200명 수준인 파나마 주둔 미군을 증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남부사령부는 비무장 국가인 파나마에서 군대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공공부대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부터 파나마운하 무력 점령까지 다양한 군사 옵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무력 사용 여부는 파나마 공공부대와의 협력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미국은 과거에도 파나마를 침공한 전례가 있다. 미국은 1989년 12월 마약 밀매 혐의를 받는 마누엘 노리에가 장군을 체포한다는 명분으로 미군 병력 2만7000명을 파나마에 투입했고, 약 한 달간의 전쟁 끝에 반미 성향의 노리에가 군사정권을 붕괴시키고 파나마 정권을 교체했다. 미국의 침공 후 파나마엔 친미 정부가 들어섰으며, 파나마 방위군은 해체됐다.
현재 미군이 검토 중인 방안에는 미국 선박의 안전한 통행 보장과 같은 기본적인 단계부터 파나마 운하의 미국 환수까지 다양한 단계적 목표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파나마에 위치한 각 항구에 미군 주둔을 늘리는 방안과, 운하의 기술적 운영에 미군이 직접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다만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이 파나마운하를 무력으로 환수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이 파나마 주둔 미군을 증강하라고 지시한 것은 “전쟁 등 미국에 대한 위협이 발생할 경우 운하를 확보하고, 중국의 접근을 차단할 만반의 준비를 해놓겠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앨빈 홀시 남부사령부 사령관은 최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파나마운하와 관련한 전략 초안을 보고했으며, 헤그세스 장관은 다음 달 파나마를 방문할 예정이다.
파나마의 역사는 운하와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파나마는 원래 콜롬비아의 일부였으나, 운하를 둘러싼 국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1903년 미국의 지원을 받아 독립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막대한 자금뿐 아니라 건설 과정에서 미국인 3만8000명이 희생될 정도로 힘들게 완공시킨 운하를 파나마에 돌려준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며 환수 입장을 밝혀 왔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파나마가 중국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홍콩계 회사에 2개 항구 운영권을 맡긴 점을 문제로 삼았지만, 최근 미국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홍콩계 회사로부터 항구 운영권 지분 90%를 인수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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