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매도 투자자 케리스데일 캐피탈(Kerrisdale Capital)은 13일(현지시각) 아이온큐에 대한 A4용지 23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냈다. 케리스데일 캐피탈은 “아이온큐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서 후퇴했지만, 여전히 2026년 예상 수익의 40배에 달하는 가치로 거래되고 있다”며 “하지만 아이온큐가 새로운 상업적 성공을 맞이하기까지 멀었다고 본다”고 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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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스데일은 아이온큐가 현재 80~100개 수준인 양자비트(qubits)를 2026년까지 4000개 이상으로, 2028년까지 3만2000개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기술적 한계로 이를 실현할 가능성이 매우 작다고 주장했다. 또 양자컴퓨팅 모듈들을 연결하는 핵심 기술인 ‘광자 인터커넥트(photonic interconnect)’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고도 했다.
공매도 보고서가 나오면서 프리 마켓(Pre-Market·개장 전 거래)에서 아이온큐 주가는 5.7%가량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정규장에 들어가서도 약세가 이어졌지만, 장 중 상승 전환하기도 하는 등 변동성이 컸다. 전날보다 주가가 2.06% 하락하는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아이온큐 주식을 보유한 개인들은 밤사이 증권사 커뮤니티와 종목토론실 등에 ‘무찌르자, 공매도’라며 추가 매수 인증글을 남겼다. 이들이 공매도 세력과 맞붙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
일단 공매도 보고서가 처음이 아니다. 2022년 5월에도 스콜피온 캐피탈(Scorpion Capital)이 아이온큐를 폰지(다단계) 사기극이라고 평가하는 공매도 보고서를 냈다. 당시 주가 하락 폭이 더 가팔라졌지만, 3년이 지나 3배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했다. 추가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10년 버티면 된다” 등의 반응을 보인 배경이다.
또 케리스데일 캐피탈이 지난해 11월 공매도 리포트를 냈던 원자력 기술 기업 오클로(OKLO)는 오히려 주가가 단기간 폭등했다. 당시 주가 상승 요인으로 쇼트 스퀴즈(Short squeez)가 꼽혔다. 쇼트 스퀴즈는 공매도 투자자 예상과 달리 주가가 오르면, 공매도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사들이고 결과적으로 주가가 더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공매도 투자자와 서학개미 간 싸움이 어느 방향으로 결론 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잇달아 낸 양자컴퓨팅 상장지수펀드(ETF)에 아이온큐가 기초자산으로 포함돼 있어 영향을 받는 투자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첫 양자컴퓨팅 ETF인 KIWOOM 미국양자컴퓨팅은 지난해 12월 상장 이후 전날까지 개인만 950억원 순매수했다. 지난 11일 상장한 KoAct 글로벌양자컴퓨팅액티브,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RISE 미국양자컴퓨팅,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도 전날까지 개인만 18억여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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