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시민들과 함께 읽으며 '연대'
독립서점 ‘소년의 서’ 임인자 대표 제안
"다 읽어도 탄핵 안 되면 또다른 책 읽어"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독서모임에서 한 시민이 소년이 온다 책을 들고 있다. '소년의 서' 인스타그램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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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광장에서 책을 읽으며 연대합시다. 책으로 민주주의를 지킵시다.”
광주 독립서점 ‘소년의 서’ 임인자 대표가 지난 12일 SNS에 올린 글이다. 5·18민주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단식과 노숙을 이어가는 시민들이 있는 가운데, 그는 함께 책을 읽으며 연대하자고 제안했다.
제안은 곧바로 실천으로 이어졌다. ‘소년의 서’는 같은 날부터 소년이 온다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매일 밤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5·18민주광장에서 열리며, 윤 대통령 탄핵 선고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임 대표는 14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계엄 선포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책방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시민들과 함께 광장에서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가 선택한 책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였다. 그는 “5·18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이 책을 그 현장에서 함께 읽으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을 되새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독서모임에서 시민들이 '소년이 온다' 책을 들고 탄핵 촉구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독서모임에 쓰일 책은 한 시민이 선결제한 3권과 ‘소년의 서’가 마련한 3권으로 시작됐다. 이후 기증이 이어지며 현재 10여권 이상으로 늘어났다. 개인 소장 책을 들고 오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지난 12일 밤부터 단식투쟁단 곁에서 시민 10여명이 책을 읽으며 함께했다. '소년의 서' 인스타그램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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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을 찾는 시민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한 시민은 “집회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 광장에서 책을 읽는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할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예전에 소년이 온다를 읽다가 너무 슬퍼 끝까지 읽지 못했는데, 함께 읽으며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바쁜 일정을 마치고 광장을 찾는 시민들도 많다. 임 대표는 “독서를 통한 연대가 시민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길 바란다”며 “책을 다 읽고도 탄핵이 되지 않으면 또 다른 책을 읽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4일 광주 동구 금남로 특설무대에서 열린 6차 광주시민 총궐기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손팻말을 든 채 환호하고 있다. 송보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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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광주·전남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삭발·단식·철야 농성을 이어가며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결정을 요구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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