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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6 (일)

中, 파나마항구 매각 홍콩기업에 "배신 행위"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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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매체, CK허치슨-블랙록 거래에 "美 비열하게 타국 권익 착복"

연합뉴스

파나마 운하 발보아 항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 당국이 관영매체 논평을 통해 최근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미국 기업에 넘긴 홍콩 기업을 강하게 비난했다.

14일 싱가포르 연합조보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과 중앙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은 전날 홍콩 기업 CK허치슨을 비판하는 홍콩 대공보(大公報)의 논평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 논평은 이달 초 CK허치슨이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 사업권 등을 미국계 자산운용회사인 블랙록 측에 매각하기로 한 거래에 대해 "국가 이익과 민족의 대의를 경시하는 일이며 전체 중국인을 배신하고 팔아넘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 거래는 미국이 힘으로 협박, 압박, 회유 등 비열한 수단을 통해 다른 나라의 정당한 권익을 착복한 패권적 행위로, '상업행위'로 포장된 강권 정치"라며 "관련 기업은 이런 중대한 일의 성질과 핵심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어떤 입장에 서고 어느 편에 서야 할지 잘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공보는 청나라 말기인 1902년 톈진에서 창간된 개혁파 신문이나 현재는 중국 정부 소유로 중앙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의 통제를 받는다.

이 논평이 중국 정부 부처 공식 홈페이지에도 오르자 14일 홍콩증시에서 CK허치슨 주가는 6.38% 급락했다. 이는 하루 낙폭으로는 2020년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라고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홍콩 재벌 리카싱의 청쿵(CK) 그룹 계열 항만 운영업체인 CK허치슨은 지난 4일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사 지분 90%를 포함해 중국·홍콩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사업 부문 지분 등 기타 자산을 228억 달러(약 33조2천억원)에 블랙록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지난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한다"며 운하 통제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한 뒤 나왔다.

앞서 중국 정부는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통제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부인했으나 CK허치슨의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 매각에 대해서는 "상업적 거래"라며 논평을 거절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CK허치슨 매출에서 중국 본토·홍콩의 비중이 14%인 데 비해 영국과 유럽은 50%에 이른다며 중국 관영매체의 비난 논평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과잉 반응일 수 있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도 중국 당국이 CK그룹에 압박을 가할 수단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 당국이 CK 허치슨에 추가 조처를 할지는 미중 양국 사이에 낀 기업을 어디까지 질책할 의향이 있는지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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