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의 거듭하는 헌재…평의 이어가, 최장 심리 기록
대통령 탄핵에만 집중할 수 있던 과거와 환경 달라
4대4→8대0 '전원일치' 결정 이어가는 헌재 기류
충분한 논의, 합의된 결론으로…尹 선고도 전원일치?
끝까지 의견 갈릴 가능성도…한덕수 선고도 '변수'
박종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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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헌법재판소가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선고 기일 공지가 이제까지 이뤄지지 않으면서 역대 대통령 탄핵사건 중 최장 평의·심리 기간을 기록하게 됐다. 여러 쟁점에 대한 숙고, 빗발쳤던 여러 탄핵 사건 처리 등이 배경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헌재의 사건 결정과 기류를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논쟁적인 사안에서도 '8대0' 전원 일치 결정을 연이어 내리고 있어, 이러한 기류가 대통령 탄핵 선고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5일 11차 변론기일을 마무리 짓고 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재판관 평의를 열고 있다. 변론 종결 이후 통상 2주 뒤 선고가 나온 전례에 비춰 결정이 신속히 나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평일인 14일까지도 헌재가 선고 날짜를 밝히지 않으면서 선고일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헌재의 숙의가 길어지는 배경을 두고 여러 쟁점에 대한 논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일부 증인의 경우 수사기관과 헌재 심판정에서 진술이 달라 재판관들이 이를 세밀하게 따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해석도 있다.
최근 헌재의 사건 결정과 기류를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헌재가 '8인 체제' 완성 후 지난 1월 내놓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 사건은 파면의 필요성 등에 대한 재판관 의견이 정확히 4대4로 나뉘었다. 중도·보수, 진보 성향에 따라 의견이 반반으로 갈린 것이다.
그러나 헌재는 최근 연이어 '8대 0' 전원 일치 결정을 내놓고 있다. 2주 전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에 대한 권한쟁의 사건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같은 날 감사원의 선거관리위원회 감찰은 위헌이라는 취지의 두 기관 간의 권한쟁의 심판 선고 역시 재판관 8명의 의견이 일치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3일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의 탄핵 심판에서도 일치된 의견으로 파면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계속된 전원 일치 결정이 '재판관들 간의 합의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있다. 헌법연구관을 지낸 한 법조인은 "굉장히 논쟁적일 수 있는 사안들이 전원일치로 결정되고 있다"며 "외부에서 보면 '충분한 논의로 국민에게 합의된 결론을 말씀드리자'는 재판관들의 움직임이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전원 일치 흐름이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의 방향을 암시할 수 있다"고 짚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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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러한 재판관들의 전원 일치 방향이 윤 대통령 사건 '장고'에 배경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윤 대통령 사건은 여타 사건과 규모나 중대성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재판관들의 정치 성향과 비상계엄에 대한 시각에 따라 끝까지 의견이 갈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판관들은 최근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로 탄핵 찬·반 여론이 과열된 상태에서 결정문 작성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도 보인다. 상대 진영도 납득할 수 있는 법적 논리에 의해 결론을 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설득력 있는 결정문이 되도록 고심할 거란 설명이다.
이밖에 평의 지연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영향을 미친다는 시각도 있다. 한 총리의 경우 윤 대통령과 일부 탄핵 소추 사유가 겹쳐 대통령과 같은 날 선고가 이뤄지거나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같은 날 선고를 목표로 한다면 대통령 사건 논의 뿐 아니라 한 총리 사건도 의견을 모아야 하기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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