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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월)

'목욕탕 채널'로도 싸우는 여야...정치 실종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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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당 회의서 의원 목욕탕 'TV 채널' 언급

민주 일각, 권성동 '목욕탕 TV' 발언에 거센 반발

이재명, 민주당 의원들에 '여당과 소통' 당부

18대 국회, 여야 의원 함께 창립한 '목욕당' 회자

[앵커]
탄핵정국이 석 달간 이어지면서 여야는 여론전의 주 무대인 방송·신문 등 매체를 놓고도 연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국회의원들이 이용하는 목욕탕 TV 채널까지 공방의 대상이 됐는데, 정치 실종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단 지적도 나옵니다.

임성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목욕탕 TV' 공방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의 회의 발언에서 시작됐습니다.

국회 의원회관 목욕탕에 설치된 TV는 보도전문채널을 틀어놓는 게 관례인데, 어느 순간 특정 정당이 선호하는 채널만 나온다며 민주당 의원들을 저격한 겁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원내대표 (11일) : (과거엔 의원 목욕탕에) YTN이나 연합뉴스TV를 틀어놓는 것을 묵시적인 관행으로 삼았는데, 요즘은 가보면 민주당 의원들이 많아서 그런지 맨날 MBC만 틀어놔요.]

일부 언론 보도가 여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걸 넘어 편향적이란 불만을 터뜨린 셈인데, 이에 야당에선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민주당 이광희 의원은 곧장 SNS 글을 올려, 목욕탕 TV 채널을 바꿔놓은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고 공개 답변했습니다.

특히 권 원내대표를 향해선 '뒷담화'나 한다고 비난하면서 '내란동조 정당'의 원내대표답다는 취지로 비꼬았습니다.

여야가 이제는 목욕탕 TV 채널을 놓고도 반목한단 자조 섞인 반응도 적잖은데, 탄핵정국에 들어선 전보다 더 소통이 단절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재명 대표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여당 의원들과 소통해달라고 당부까지 하는 현실이 정치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낸단 겁니다.

[조승래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13일) : 3선 의원들도 적극적으로 여당 의원들과 긴밀하게 소통을 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이재명 대표의) 요청이 있었고요.]

5선 의원의 입에서 요즘 의원들은 서로 괴물인 줄로만 알고 있는데 교류의 기회 자체가 없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정동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10일, 한미의원연맹 창립총회) : 아까 점심시간에 이사회를 했는데 만나보니까 여당 의원들도, 야당 의원들도 다 괴물이 아니고 괜찮은 사람들인데 22대 들어와서 처음 만났다는 거예요. 여야 의원들끼리.]

물론, 과거엔 여야의 극한 대립을 타파하려는 이색적인 시도도 있었는데, 지난 2009년 18대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함께한 일명 '목욕당' 창설이 대표적입니다.

'여당만 있고 야당은 없는 국회, 야당만 있고 여당이 없는 국회는 필요 없다'며 목욕탕에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눠보잔 취지의 친목 모임인데, 공동대표 등 당직도 갖췄습니다.

당시 탕 내 적정온도 유지 위원장은 현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이었습니다.

[김재섭 / 국민의힘 의원 (지난해 6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 과거에, 예전에 '목욕당'이라는 게 있었잖아요. 국회의원회관에 있는 목욕탕에서 여야 모두가 만나서 '목욕당'이라는 걸 만들어가지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이랬다는데….]

'목욕당'은 목욕탕에서 국정을 논하느냐는 희화화 논란 등 모진 비판 속에 종적을 감췄습니다.

하지만 10년도 더 넘은 시점에 다시 회자되는 건 서로를 인정하고 상생 국회를 만들겠다는 취지 자체는 되새겨볼 만하단 이유 때문으로 보입니다.

YTN 임성재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 : 전주영
디자인 : 정은옥

YTN 임성재 (lsj6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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