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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월)

[프리즘] 대도시 학교도 '신입생 절벽'…"다음은 마을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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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전국적으로 180곳이 넘는 초등학교가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치르지 못했습니다.

신입생이 1명 뿐인 초등학교도 80여곳에 달합니다.

농촌 지역 학교가 다수지만 신입생 감소 현상은 대도시 학교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학교 소멸'의 위기, 김경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경인 기자 / kikim@yna.co.kr> "한때는 전교생이 6,000명이 넘었던 광주 중앙초등학교입니다. 올해는 전교생이 23명으로 광주에서 가장 작은 학교가 됐는데요. 올해 단 한 명뿐인 1학년 신입생을 만나러 가보겠습니다."

담임 선생님과 단둘이 마주 앉아 수업받는 1학년 학생.

올해 광주 중앙초의 유일한 신입생 A군입니다.

<현장음> "그러면 우리 선 긋기 연습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군은 6학년인 누나와 등하교를 함께 합니다.

국어 등 필수과목 수업은 담임 선생님과 1대1로, 다른 과목은 2학년 형·누나와 함께합니다.

중앙초는 일제강점기인 1907년 문을 열었습니다.

60년대는 학급이 74개에 달하는 가장 큰 초등학교였지만, 2000년대에 들어 구도심 공동화로 학생 수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학교는 '작은 학교'의 이점을 살려 신입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배창호 / 광주 중앙초등학교 교장> "신입생이 한 명인 그런 경우에 안타깝고 미안한 생각이 들 수 있지만… 1대 1로 또는 2대 1로 해서 밀도 있게 맞춤형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대전서도 처음으로 1학년이 없는 학교가 나왔습니다.

서구 평촌동 기성초 길헌분교는 올해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열지 못했습니다.

이제 전교생은 7명, 주민들은 걱정이 앞섭니다.

<김하붕 / 대전 평촌동 주민> "학교가 있어야 동네 분위기가 살아요. 학교가 있어야지 없애면 안 된다. 저는 꼭 있었으면 좋겠어요."

농촌지역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105년 전통의 충북 옥천의 한 초등학교도 올해 신입생 없이 새 학기를 시작했습니다.

몇 해 전 주민들이 나서 또 다른 주민 유치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학교가 사라지면, 다음은 마을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 때문이었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김상열 / 충북 옥천군 주민> "애기 울음소리 끊긴 지는 벌써 오래됐어요. 지금 학교가 없어질 지경 아니에요?"

<이정한 / 충북 옥천군 주민> "우리 아저씨고, 애들이고 다 여기서 나왔잖아요. 그러니까 없어지면 안 되죠. 아파요. 가슴이."

올해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전국적으로 180여곳에 달합니다.

경북이 42곳으로 가장 많고 전남 32곳, 전북 25곳, 강원 21곳, 충남 16곳 순입니다.

학생 수가 지속해서 줄면 결국 학교는 문을 닫아야 합니다.

실제 올해 49개 학교가 폐교를 앞두고 있고, 이 가운데 38곳이 초등학교입니다.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로 작은 학교의 폐교는 점차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눈앞에 닥친 학교 소멸은 이제 마을 소멸과 공동체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영상취재기자 : 이승안·이용준·임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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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인(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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