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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제약바이오 기업 투자?… 임상 2상 이후 단계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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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 규제 완화와

글로벌 제약사 특허 만료로

들썩이는 제약바이오 M&A 시장

트렌드에 맞춘 자금 유치 전략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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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제약바이오 시장의 자금 조달 환경에는 신중함과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 멈춰 있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자금 회수 활동이 증가하는 것은 시장이 낙관 쪽으로 기울고 투자자 신뢰도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보다 M&A에 대해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성공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신약후보 물질)을 보유한 기업들은 매력적인 M&A 대상으로 부상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시장 회복을 저지할 변수도 남아 있다. 혹시라도 금리가 다시 인상되면 벤처캐피털 투자 및 IPO를 통한 자본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상승이나 공급망 규제는 제조 비용을 높일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경쟁 심화에 따른 가격 하락 압박, 특허 만료를 앞둔 글로벌 제약사의 방어 전략 강화 등 부정적인 요인도 존재한다. 이 밖에도 미국이 생물보안법을 발의해 전 세계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하고,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도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보다 미국 기업과 합작을 통해 진출하거나 현지 기업을 직접 인수하는 전략이 필요해질 것이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바이오 기업들의 자금 유치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을 담은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5년 2월 2호(411호) 기사를 요약해 소개한다.

● 초기보다 후기 단계 자산에 주목

먼저, 2025년에는 임상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벤처캐피털 투자 흐름도 후기 임상 단계로 진입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로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위험도가 낮은 기회를 잡기를 선호하기에 상업화로 가는 경로가 명확한, 임상 2상 이상 단계에 주목하게 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초기 발견이나 전 임상 단계만으로는 주목받기 어렵다. 따라서 후기 단계 프로그램을 강조하면서 과학적 강점뿐 아니라 혁신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사업적 근거를 보여줄 자료가 필요하다.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임상 2상 단계의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가장 큰 거래 규모를 경신해 나갔다. 보통 임상 2상이 효능과 안전성 데이터를 검증하고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반면 초기 단계 자산은 높은 실패율과 긴 투자 회수 기간 탓에 투자자들이 느끼는 매력도가 떨어진다. 지난 몇 년간 이뤄진 시장 조정이 위험 관리의 중요성을 부각시켰기 때문에 당분간 이런 추이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비만 치료제와 인공지능 열풍 등의 트렌드를 주시하고 필요하다면 이에 편승해야 한다. 비만 치료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과 인공지능 플랫폼은 투자 혹한기에도 자금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2023년에는 비만 치료제 거래가 임상 1상 기업들의 총투자 규모를 크게 끌어올리기도 했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이 기록적인 매출을 올리며 폭발적인 시장 반응을 낳자 투자 열기도 거세진 것이다. GLP-1 계열 약물은 모방이 쉽고 기존 치료제에 비해 임상이 덜 복잡해 비교적 적은 임상 데이터로도 벤처캐피털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자이라 세러퓨틱스’와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신’ 같은 기업들도 임상 데이터 없이 초기 단계에서 막대한 투자를 유치했다. 다만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반짝 인기를 넘어 장기적으로 성공하려면 임상적 신뢰성을 강화해야 한다.

● 명확한 규제 및 시장 로드맵 제시해야

셋째, 대형 제약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 대형 제약사들은 혁신에 따르는 위험을 분산하고 자원을 공유하기 위해 바이오 기업들과 협력한다. 이러한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것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과학적 신뢰성과 시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바이오테크가 제약사와의 협력 사례를 강조하는 것은 회사의 능력과 접근 방식을 한 차례 검증받았다는 증거가 된다. 이를 잘 활용하면 복잡한 개발 생태계 내에서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다.

넷째,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를 비롯한 규제 환경이 끊임없이 변하는 만큼 치료 분야의 특수성에 맞춘 구체적인 규제 전략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속 승인을 위한 패스트 트랙 지정, 획기적 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지위 획득 등 규제 관문을 넘기 위해 활용할 만한 제도와 선행 기업의 사례를 강조해야 한다. 시장 진출 로드맵의 일환으로는 암, 비만, 면역, 신경과학 등 미충족 의료 수요를 어떻게 겨냥해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인지 보여줘야 한다.

단지 비전만으로 어필하던 ‘바이오 붐’ 시대는 지났다. 투자자들은 임상 결과, 시장 예측, 재무적 근거를 기대한다. 설득력 있는 자료가 필요하며 장기적인 잠재력을 강조하기 위해 시나리오와 예측 모형을 통합해야 한다. 오늘날 투자자들은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아니라 실행할 준비가 된 기업을 찾는다. 후기 단계 자산, 전략적 파트너십, 규제 리스크 해결, 데이터 중심 스토리를 중점적으로 다룬다면 투자자 우선순위에 부응해 혁신을 추진할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최경환 진앤파트너스 전무 kyounghwan.david.choi@gmail.com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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