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울시립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 참석해 미소를 머금고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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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첫 번째와 두 번째)조주연 홈플러스 사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2025 홈플러스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답변하던 중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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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 절차가 진행되면서 채권단과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사재 출연을 발표한 직후 홍콩으로 출국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병주 회장은 19일까지 있을 홍콩과 상하이 출장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출국했다. 단기 채권 발행 과정에서 '사기 발행' 의혹이 불거지고 금융당국 및 국세청의 조사가 진행되는 등 위기 상황에서 경영 책임자인 김 회장이 해외로 떠난 것은 무책임한 행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MBK파트너스는 공식 입장을 통해 김 회장의 사재 출연 결정을 발표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회생 절차에서 상거래 채권자들이 대금을 전액 변제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영세 소상공인의 경우 대금 지급 지연이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어 우선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원 방식과 금액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 분석에서는 변제 금액이 최대 5000억 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이는 특정 기간 발생한 채권 규모를 기준으로 한 가정일 뿐, 실제 변제액은 더 적을 가능성이 크다. 소상공인 및 영세 업체에 대한 미지급 대금과 관련해서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규모를 추산 중"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MBK파트너스의 지분 17%만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사재 출연은 홈플러스가 발행하는 신주나 채권을 김 회장이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회장은 주말 사이 사재 출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금요일인 14일 열린 홈플러스 기자간담회에서 김광일 홈플러스 부회장은 김 회장의 사재 출연 가능성에 대해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대출자와 채권자들의 피해가 발생하자, 김 회장이 사재 출연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의 사재 출연이 채권단과의 협상 과정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사재 출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는 오는 6월 3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며, 일정 비율 이상의 채권단 찬성이 있어야 법원의 인가를 받을 수 있다. 회생계획안에는 홈플러스 점포 매각, 익스프레스매각 재추진,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 강화 등의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기업 회생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단기 채권 판매와 관련한 '사기 발행' 의혹이 불거졌으며, 이에 대한 금융당국 및 국세청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8일 긴급 현안 질의를 열고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김병주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김 회장은 "해당 기업의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
MBK 측은 김 회장이 17~19일 홍콩과 상하이 출장을 예정하고 있어 정무위에 불출석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대신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 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 대표 등이 참석할 계획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법적 대응을 포함한 후속 조치를 검토 중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강민국의원실 관계자는 김병주 회장의 출장 일정과 관련해 "알 수 없다. 장소까지만 확인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홈플러스 채권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변제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개인 투자자의 채권 규모는 약 2000억 원대로 추정되며, 금융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MBK 측은 "유동화 채권은 증권사가 발행·판매한 것으로, 홈플러스가 발행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일부 시장에서는 MBK가 사전에 회생 절차를 염두에 두고 채권을 판매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김 회장의 사재 출연 발표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회장은 국회의 출석 요구, 국세청 세무조사, 노조 반발 등 사회적 압박이 거세지자 사재 출연을 발표한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조치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 앞에 공식적인 사과 없이 해외 출국을 선택한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의 사재 출연이 실제 피해 보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에 그칠지는 앞으로의 진행 과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는 관련 절차를 지속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향후 회생계획안 제출과 채권단 협의 과정에서 논란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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