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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수)

"최소 1조5000억 필요"… 홈플러스 정상화까지 험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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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말 기준 순운전자본 -8753억
재무구조 개선·유동성 안정화 시급
김병주 회장 사재출연 약발 불투명
소상공인 상거래채권 조기변제
매입채무유동화채권 전액 변제도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ABSTB) 피해자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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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연일 채무 변제 계획을 밝히고,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이 사재 출연까지 약속했으나 정상화까지는 험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선 김 회장의 사재 출연 발표도 사회적 비난을 우선 피하겠다는 의도라는 시각이 팽배하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의 완전한 정상화까지 필요한 자금이 1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돼 김 회장의 출연 규모에 이목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과 단기채무 상환 등에 당장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순운전자본은 -8753억원이다. 순운전자본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다. 기업의 단기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유동자산(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에서 유동부채(1년 내 갚아야 할 자산)를 빼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홈플러스처럼 순운전자본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1년 안에 현금으로 유입되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는 동종업계인 이마트와 비교해도 과도한 수준이다. 이마트의 순운전자본은 지난 2023년 말 기준 2712억원이다.

MBK가 인수한 뒤로도 홈플러스의 순운전자본은 예외 없이 매년 마이너스 5000억원 안팎을 기록해 왔다. 여기에 이번 법정관리 여파로 대·중소기업 협력사들이 빠른 정산이나 선정산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순운전자본 운용이 훨씬 더 빠듯해질 수 있다.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 기업어음(CP)·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단기사채 등 단기채권 판매잔액은 5949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채권도 2075억원에 이른다.

홈플러스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날 소상공인 상거래채권 변제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매입채무유동화 관련 투자 채권도 회생절차를 통해 전액 변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홈플러스 측은 "소상공인 상거래채권은 물론, 대기업 협력사 채권도 분할상환 일정에 따라 최대한 빨리 변제해 협력사, 입점점주의 불안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유통 및 금융업계는 홈플러스의 전반적인 재무 구조 개선과 유동성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최소 자금을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MBK 인수 이후 매출이 높은 우량 점포를 대거 매각하면서 영업 기반 자체가 매우 약해진 상황이다. 악재를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 목표를 제시하기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그동안 MBK가 미래 투자를 소홀히 하면서 지난 10년간 홈플러스 매출은 연평균 증가율이 -0.2%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 기간 이마트는 이커머스의 공세에도 매출을 연평균 3.8%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한 구체적인 규모와 계획 등을 봐야하겠지만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다"면서 "당장은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결국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매각을 용이하게 조직을 슬림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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