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한국GM 군산공장. [사진=연합뉴스] |
“대한민국은 제조업 국가다.”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을 말할 때 늘 강조되는 말이지만 평소 서울에서 이를 체감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자동차로 2시간여 달려간 군산에서는 제조업 뿌리가 흔들렸을 때의 깊은 상처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한때 쉐보레 자동차로 가득했던 한국GM 군산공장 용지는 황량한 공터로 남아 있었고 굳게 닫힌 철문 앞에는 잡초만 무성했다. 한국GM 군산공장이 2018년 철수한 이후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지역경제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군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GM 공장이 문을 닫은 이후 도시 전체의 활력이 사라졌다”고 한숨 지었다. 공장 근로자들과 그 가족들, 협력업체들이 사라지면서 지역 내 소비가 얼어붙었다. 그 뒤 불어닥친 코로나 한파는 자영업자들에게 더욱 가혹했다고 한다.
취재를 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힘들었던 시간들에 대해 하소연을 풀어내다가도 노조 이야기가 나오거나 노조와 관련된 질문을 받으면 “그 얘기는 무서워서 못 한다”거나 “내가 노조에 대해서 말하긴 어렵다”며 애써 외면하려 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노사관계를 생각하면 협력보다는 대립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과거 고도 성장기에 형성됐던 관계가 관성적으로 이어져오기 때문이다. 지금도 노조의 단체행동은 연례행사처럼 나타난다. 현대제철에서는 현재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에서도 총파업 깃발이 올라가기도 했다.
한창호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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