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이용객 몰려 혼잡 극심
일부 경전철은 운행 멈춰 날벼락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에서 시민들이 9호선 환승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정경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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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의정부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30대 직장인 윤모씨는 18일 아침 의정부경전철 운행이 중단됐다는 알람을 확인하고 적잖게 당황했다. 경전철 대신 버스를 이용할 경우 차량 정체 때문에 회사에 지각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씨는 거실 커튼을 열어 보곤 또다시 당황했다. 3월 중순인데도 창밖 풍경은 눈발이 흩날리고 있어서다. 경전철 운행 중단은 결국 폭설 탓이었다. 출근길은 예상대로 시민들이 대중교통과 자가용으로 몰렸고, 서울역까지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윤씨는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탄 덕분에 지각은 면했지만 평소보다 40분 이상 길에서 진을 뺐다.
■3월 중순 폭설, 사고·정체·결항
때아닌 3월 중순 폭설로 출근길은 아수라장이 됐다. 전국 곳곳의 도로가 얼어붙어 사고는 속출했고,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은 넘쳐나는 이용객들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도로 역시 자가용 운전자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여러 구간이 정체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대중교통을 급히 추가 투입했지만 혼란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서울 관악구로 출근하는 은평구 주민 박모씨(29)는 대설특보로 20분 일찍 출근에 나섰지만 평소보다 10분 늦게 도착했다. 그는 "열차가 역에서 문을 계속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연착됐다"며 "지하철 안은 만원이고 시간도 더 걸렸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오전 5시 15분께 의정부경전철은 전 구간이 폭설로 인해 운행 중단됐다. 의정부경전철은 2시간 10분만인 오전 7시 25분께 다시 운행을 재개했다. 의정부경전철 관계자는 "물체를 인식하는 시스템에 눈이 많이 쌓여 운행이 중단됐지만, 지금은 제설과 복구 작업을 통해 정상적으로 운행 중"이라고 전했다.
전국 곳곳에서 사고도 잇따랐다. 0시 45분께 경기 안산 상록구 수인로에서 20대 외국인이 승용차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로 숨졌다. 경찰은 폭설로 도로가 미끄러웠던 점을 토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오전 6시 18분께 내부순환로 성산 방향 정릉터널 입구에서 차량 간 추돌했고, 6시 6분께 성수대교 남단 북단 방향에서 승합차 1대가 미끄러져 중앙 난간을 들이받았다. 다행히 두 사고는 인명피해가 없었다.
폭설로 하늘길과 바닷길도 얼어붙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항공편 8편이 결항됐고, 69개 항로에서 여객선 90척이 운항을 멈췄다.
■26년만 가장 늦은 대설특보
기상청은 오전 9시 기준 수도권 등 중부지방과 경상내륙, 전북 등을 중심으로 대설특보를 발효했다. 경기 의정부에서는 전날 오후 8시부터 내린 눈의 양이 13.8cm를 기록했고, 서울 강북은 적설량 11.9cm로 집계됐다.
서울에 내려진 대설특보는 지난 1999년 이래로 가장 늦다. 3월 중순에 종종 대설특보가 발령되는 강원 산간지방 등과 달리, 수도권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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