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롯데캐슬 르웨스트' 전경.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2025.03.19 chulsoofriend@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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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캐슬 르웨스트 수분양자는 최근 롯데건설에 부실시공에 대한 대책과 함께 계약 해제에 따른 사과를 요구하는 규탄문을 전달했다.
수분양자 일동은 "지난해 말부터 롯데건설에 꾸준히 공용부 하자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요청했지만 잔금과 입주를 서두르라는 전화만 돌렸을 뿐 추가 공사는 없었다"며 "역시 부실시공 이슈가 부각됐던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에는 이의 신청을 100% 수렴하지 않았느냐"고 토로했다.
총 876실 규모의 이 오피스텔 수분양자들은 수년 전부터 롯데건설과 본격적으로 갈등을 벌여 왔다. 시작은 생숙 규제였다.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2021년 8월 분양 당시 호텔과 오피스텔을 결합한 생숙이었다. 생숙은 법적으로 숙박업에 해당해 주택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 2023년 정부는 생숙은 주거용이 아니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용도 변경을 미이행하면 이행강제금(건물 공시가의 10%)을 부과하기로 하는 강경책을 꺼내 들었다.
이 문제는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오피스텔로의 전환을 허용하며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당시 서울시는 그간 용도변경을 어렵게 했던 주차 관련 규제 문턱을 낮췄고, 마곡마이스PFV 또한 주차장 부지 확보를 위해 200억원을 기부채납하며 수분양자 마음 돌리기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당근과 채찍을 모두 제시했다. 입주 기한까지 소송을 취하하고 입주 의사를 밝히면 중도금 대출 연장을 도와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은행에서 마곡마이스PFV 측으로 대위변제를 요청하는 가구 순서대로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강수를 놨다. 이 경우 계약금(분양가 10%)은 돌려받을 수 없다.
롯데건설은 올 1월 수분양자 650가구에 계약해제를 통보했다. 수분양자는 즉시 서울중앙지법에 마곡마이스PFV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가압류를 신청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롯데건설이 몰취한 이들 분양계약금(1593억원)은 사실상 부당이득이기에 이를 돌려주기 전까지 계약이 해제된 가구를 재분양해선 안 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달 초 재판부가 가압류 신청을 인용하면서 롯데건설은 집행 취소 신청을 고려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오피스텔로의 용도 전환에 필요한 기부채납부터 중도금 대출 연장에 들어간 이자 비용까지 수분양자의 입주 편의를 최대화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지원해 왔지만 더이상 계속된 입주 거부를 수용하기 어렵다"며 "빠른 시일 내에 계약해제 가구 대상 재분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생숙에서 오피스텔로의 용도 전환 요건을 완화할 때 마곡마이스PFV 측의 강한 설득이 선행됐던 것으로 안다"며 "롯데건설 입장에선 수 개월 전 준공 승인이 난 오피스텔임에도 원활한 입주가 안 되고 있으니 재분양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수분양자가 마곡마이스PFV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선 소송 자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사안마다 다르긴 하지만 소송 당사자가 많을수록 관련 자료도 늘어나기에 통상 1심 재판이 이뤄지는 데도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하자를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하려면 매매 목적물을 정상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정도라는 사실이 입증돼야 할 텐데, 그런 경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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