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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4 (월)

‘푸틴 특사’ 쇼이구 러 안보서기 방북···김정은과 종전협상·방러 논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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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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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한다. 러시아가 최근 미국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이어가는 상황인 만큼, 긴밀하게 협력해온 북한과 종전 협상 상황 및 북·러 군사협력 문제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언론은 21일 쇼이구 서기가 북한 평양에 도착했으며, 방문 기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고위 관료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쎄르게이 쇼이구 서기장을 단장으로 하는 로씨야연방 안전이사회대표단이 21일 평양에 도착하였다”고 확인했다. 통상 다음날 소식을 전하는 북한 공식매체가 당일 바로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 군부 수뇌부인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정규 외무성 부상,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대표단을 맞이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쇼이구 서기는 이들과 함께 한국전쟁에서 사망한 소련군을 기리는 해방탑을 방문해 헌화했다.

쇼이구 서기의 북한 방문은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쇼이구 서기는 최근 북·러관계의 주요 고비마다 방북하며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사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9월 쇼이구 서기 방북 당시에는 북·러 협력과 국제정세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약 한 달 뒤쯤 북한의 러시아 파병 사실이 알려졌다.

이번 회동에선 북한군 파병에 따른 대가로 러시아의 군사기술 협력 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들어 러시아는 북한군 지원에 힘입어 우크라이나군에 빼앗겼던 쿠르스크 전선의 영토를 상당 부분 탈환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사회에선 러시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이나 군사 정찰위성, 핵 추진 잠수함 등 북한이 매달려온 첨단 군사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 왔다.

또 북·러가 밀착을 가속하는 가운데 러시아 전승절(5월9일)에 맞춰 김 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대하기 위한 일정 등을 상의할 가능성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대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지난 17일 북한을 찾아 최선희 북한 외무상, 김정규 북한 외무성 부상 등과 잇따라 회담하며 최고위급 접촉 일정을 논의하기도 했다.

쇼이구 서기는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던 2023년 7월에도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이후 약 2개월만인 같은 해 9월 김 위원장은 전격적으로 러시아 연해주 극동 지역을 방문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약 4시간가량 회담했다.

쇼이구 서기가 푸틴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김 위원장에게 미국과의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논의를 브리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미·러가 가까워지며 종전한다는 얘기가 나오니 쇼이구가 직접 김정은과 소통해 안심시키려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북한군이 쿠르스크 영토 회복에 희생한 것을 충분히 인정하고 반대급부 제공 보장을 강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휴전협정 진행 상황과 향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예상된다”며 “부분 휴전안이 불안정하고 쿠르스크 등 접경 지역에서 전투가 진행되고 있기에 일정 시점까지의 북한군 잔류를 요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까지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 연습과 관련해 북한의 안보 불안을 달래려는 목적으로도 평가된다. 두 연구위원은 “러시아 군용기가 지난 11일부터 전날까지 총 8번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무단 진입했는데 지금까지 이런 일은 없었다”며 “러시아가 북한의 안보 위협을 신경 쓰고 유사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쇼이구가 방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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