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부촌’ 압구정, 토허제 규제도 무관
재건축 후 집값 상승 기대감에 ‘배액배상’도
몸 달은 매수인 “계약금 올려 내기도”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일대. [헤럴드경제 DB]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계약금이 4억이면 집주인이 4억을 매수자에게 주면서 ‘안 팔래’ 한 거죠. 이런 사례가 계속 나오니까 최근에는 집값의 30%를 계약금으로 내는 매수자들도 있어요. 마음 바꾸지 못하게요.” (강남구 압구정동 공인중개사 A씨)“
“60억 아파트의 계약금 6억을 냈는데, 공인중개업소서 전화가 왔어요. 집주인이 12억원의 계약금을 물어내더라도 집값이 더 오를 것 같다며 계약 취소를 고민한단 거죠. 당장 계약금 4억을 더 넣었어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매수자 B씨)
강남3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 현대에서는 토지거래허가제 구역임에도 연일 급등한 가격으로 인한 계약취소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추가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매도인들이 가격을 더 올려 팔기 위해 수억원의 위약금을 감수한다는 얘기다.
지난 18일 거래가 취소된 동일 평형의 한 매물이 2월 거래가격 대비 10억원 이상 높아진 호가에 나와 있다. [아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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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취소가 나온 현대 8차의 동일 면적의 매물은 이날 기준 호가가 54억원에 이른다. 압구정 아파트를 중개하는 A씨는 “인근 95동 고층 같은 경우 매수희망자가 53억원을 불렀는데도 물건을 팔지 않았다”면서 “여름까지 더 오르면 위약금은 회수하고도 추가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거래를 취소한 집주인들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취소된 해당 매물의 2월 20일 거래체결 가격과 비교했을 때 현재 호가는 최소 10억 이상 차이가 난다. 이 경우 집주인이 본인 부담으로 4억원을 위약금으로 냈다 해도 현재 호가대로 다시 팔면 한 달 사이 6억원 이상을 더 얻게 된다.
압구정은 6개 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뉘어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부동산들은 압구정 2구역(신현대 9·11·12차)이 오는 6월 시공사 선정에 들어가는 등 사업 속도가 붙자 미성, 한양 등 압구정동 재건축 구역 전반에 급등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이 같은 집주인들의 ‘변심’이 발생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 홍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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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한양1차(영동한양)에서도 올해 1월 40억원(11층)에 팔렸던 전용 78㎡ 매물이 지난 19일 계약이 해제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20평대가 37억원대에 계약된 게 있는데 같은 게 한 달 사이 44억으로 나갔다는 소문이 돌자 집주인이 거래 취소를 고민 중이라고 들었다”면서 “이 정도 급등세면 그 누구라도 그러지 않겠냐”고 말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도 계속해서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일에는 현대 1,2차 전용198㎡이 94억원(11층)에 신고가로 손바뀜했다. 약 2주 사이 4억원이 오른 가격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2구역 신현대(9,11,12차)는 지난해 11월 전용 170㎡를 방송인 박수홍, 김다예 부부가 70억5000만원에 매수해 화제가 됐다. 올해 2월 13일 해당 평형은 신고가 78억원(12층)에 거래되며 3개월 만에 7억5000만원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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