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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일)

같은 택시기사도 분노한 ‘지지기’…3개월여간 기사 200여명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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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비정상 콜 수락 모니터링…200여명 적발

일정기간 콜 이용 정지 등 ‘삼진 아웃제’…재가입 원천 차단

기사 커뮤니티에서도 싸늘한 시선…“‘신뢰’로 태우고 싶다”

택시기사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지지기’에 관한 글. 글쓴이는 올린 글에서 ‘지지기’는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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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위치 정보 조작 등 불법 프로그램을 활용해 다른 기사 손님을 가로채는 이른바 ‘지지기’로 카카오모빌리티에 적발된 전국 택시기사가 최근 3개월여간 200여명에 달했다.

21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비정상적인 콜 수락을 탐지하는 전용 프로그램을 활용한 모니터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200여명의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를 적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사 애플리케이션 ‘카카오 T’ 외에도 택시기사가 다른 프로그램을 활용한 콜 확인·수락을 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직·간접적으로 정상 콜 수락에 영향을 미치는 앱이나 장치는 제재를 가하고 관련 내용도 계속 공지해오고 있다.

이른바 ‘지지기’를 하다 첫 번째로 적발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경고 후 일정기간 콜 이용을 정지시킨다. 재적발 시에는 재경고와 소명자료 검토를 거쳐 장기간 콜 이용을 정지시키고, 세 번째 적발 때는 영구 정지와 재가입이 원천 차단된다.

불법 프로그램으로 원하는 지역·장거리 여부 등을 선택하면 마치 해당 지역에 있는 것처럼 손님을 골라 태울 수 있는데, 목적지까지 거리를 10㎞ 이상으로 설정하면 해당 거리를 가는 손님만 선점할 수 있어서 장거리 고객만 태울 수 있는 식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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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는 일부 택시기사의 ‘지지기’ 행위가 비정상적인 트래픽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승객들도 택시 부르기 어려워지는 호출 불균형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행위는 해당 목적지로 향하는 손님 인근의 다른 택시 영업을 방해하는 셈이어서 선량한 기사 영업에 피해를 준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이렇다 보니 택시 업계 내부에서도 ‘지지기’를 향한 싸늘한 시선이 많다.

기사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지지기 수법을 쓰는 법인 택시기사를 보고 한 소리 했다’며 말했고, 다른 누리꾼은 ‘지지기 프로그램 영업을 당했는데 이를 거절했다’면서 자신을 오로지 신뢰로 손님을 태우고 싶다는 댓글을 달았다.

일부에서는 ‘오토클리커’라는 하드웨어가 지지기에 해당하느냐를 두고도 논란이 인다. 시중에서도 구할 수 있는데, 오토클리커를 파는 한 온라인 상점에 올라온 영상에는 스마트폰 화면에 부착한 장치의 연타로 수초 만에 버튼을 누른 횟수가 수백회를 넘는 모습이 공개됐다.

운행 중에도 콜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된 것으로 보이는데, 한 택시기사는 “오토클리커는 목적지에 상관없이 콜을 받을 수도 있다”며 지지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반응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에도 엄격한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한편, 불법 프로그램을 개발·판매하는 자에게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강구하는 등 선량한 택시기사와 소비자 권익 보호에 힘쓸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든 사용자들에게 공정한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지지기 근절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건전한 택시 호출 문화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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