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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아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아빠이자 한국이 보증하는 배우 이병헌(55)이 또 한번 인생작을 경신하며 스크린의 제왕으로 이름값을 증명했다.
휴먼 드라마 영화 '승부'(김형주 감독, 영화사월광 제작)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을 연기한 이병헌. 그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승부'의 출연 계기부터 우여곡절을 겪은 작품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털어놨다.
'승부'는 바둑이 최고의 두뇌 스포츠로 추앙받던 90년대를 배경으로, 전 세계가 인정한 바둑 레전드 조훈현 국수(國手)와 이창호 국수를 실제 모델로 삼아 만든 작품이다. 대한민국을 바둑 강국으로 이끈 조훈현 국수가 바둑 영재로 유명했던 이창호 국수를 수제자로 받아들인 후 펼친 바둑 대결에서 패배, 절치부심의 자세로 돌아가 초석부터 새롭게 다지며 다시 정상에 도전하는 승부사 조훈현 국수의 삶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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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처음 이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 영화 시나리오와 함께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다큐멘터리를 같이 봤다. 너무 재미있더라. 이 영상을 보자마자 단번에 '이 영화를 내가 하게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바둑 신동이었던 이창호를 조훈현 국수가 데려다 놓고 키우면서 어느덧 결승에서 두 사람이 맞붙는다. 다큐멘터리에서 조훈현 국수와 이창호 국수가 아침에 같이 차를 타고 대국을 가는데 그 차 안의 묘한 분위기도 독특했다. 게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패배하고 돌아온 뒤 조훈현 국수와 이창호 국수가 대화 없이 집으로 돌아오는 뒷모습도 내겐 아무 이야기가 없어도 드라마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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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주 어릴적 SBS 드라마 '올인'의 실존인물 차민수 씨 연기를 하지 않았나? 실제로도 차민수 씨와 조훈현 국수가 어릴 적 절친이라고 하더라. 두 분의 인생을 내가 연기한다는 게 참 묘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는 실존 인물을 그리는데 작가가 가장 고민되었을 것이다. 왜곡되거나 거짓이 보인다면 지탄받을 수 있는 지점이 정말 많다. 배우는 연기할 때 창조된 픽션을 가지고 연기하면 자유롭다. 자유롭게 뻗어나갈 수 있는데 이렇게 실존 인물이 있는 경우 자유로움은 배제되어야 한다. 최대한 비슷하게 감정을 상상하며 연기해야 하는데 그런 지점이 어렵지만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존 인물에 대한 고민도 있지만 바둑을 배워야 하는 것도 도전이었다. 바둑판에 돌을 놓는 것부터 배워야 했다, 돌을 잡고 놓는 것은 물론 돌 사이에 돌을 놓는 자세 등 레슨을 받았다. 레슨을 받은 뒤 집에 돌아와 연습을 해야 하는데 아들이 내 바둑 연습을 돕기도 했다. 내가 바둑을 잘 모르니까 바둑을 알려줄 수는 없었지만 대신 아들에게 오목을 가르쳐 같이 오묵을 두며 나는 나 대로 바둑돌 놓는 연습을 했다. 아들이 스케줄이 있어 오목을 못 둘 때는 아내 이민정이 대신 나서 같이 오목을 두기도 했다"고 가족들의 든든한 지원을 털어놨다.
특히 이병헌은 이번 '승부' 시사회 때 처가는 물론 아들, 아내, 어머니 등 가족들을 대거 시사회에 초대해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는 후문. 이병헌은 "이번 '승부'는 장인어른도 시사회에 왔고 아내, 아들도 같이 와서 봤다. 다들 잘 봤다는 평을 해줬다. 장인어른은 그 시대적 배경을 워낙 잘 알고 바둑도 팬이라 더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장인어른이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는 칭찬도 해줬다"며 "아들이 열 살인데 요즘 내 영화를 하나씩 보여주고 있다. 아들에게 가장 처음 보여 준 영화가 '광해: 왕이 된 남자'(12, 추창민 감독)였고 그 다음이 '공동경비구역 JSA'(00, 박찬욱 감독)였다. 그리고 최근 시사회에서 '승부'를 보여줬다. 아들이 요즘 세대라 그런지 아무래도 남북 관계에 대해 낯설어 '공동경비구역 JSA'는 이해를 잘 못하더라. '왜 남한과 북한 병사가 친구가 되면 안되냐'고 묻기도 했다. 그런데 '승부'는 잘 본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서 굉장히 슬펐다고 하더라. 아내 이민정도 이창호(유아인)가 조훈현의 집을 떠났을 때 슬펐다고 하더라. 아들도 그 장면에서 운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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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2월 불거진 유아인의 마약 스캔들로 직격타를 맞아 개봉까지 4년이 걸린 '승부'의 험난한 과정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이병헌은 "유아인은 다른 작품에서 보지 못했던 모습을 이 작품에서 보여줬다. 이창호 국수와 같은 무덤덤한 모습은 물론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눈빛과 말투, 몸짓으로 이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에 젖어 들었는지 진짜 그 친구의 성격을 알 수 없었다. 촬영장에서 정말 과묵하더라"며 "다 떠나 유아인이 이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고 생각했다. 사실 영화는 배우 하나가 잘한다고 해서 빛나는 건 아니다. 함께 잘해야 상승하고 그래야 보는 사람도 이야기에 푹 빠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유아인은 아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곱씹었다.
그는 "물론 그 사건(유아인 마약 스캔들) 이후에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런데 나 보다 먼저 걱정이 된 것은 김형주 감독이다. '보안관'을 찍고 정성스레 이 작품을 준비했는데 이걸 관객에게 전달하지 못하면 감독의 노력이 허사가 된다. 그래서 나 보다 김형주 감독에 대한 걱정이 컸던 게 사실이다"며 "그 사건 이후 유아인과 연락을 따로 한 적은 없다. 사건 이후 뿐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전화 연락을 하는 사이는 아니라서 사건이 터지고 연락 하기 더 어려웠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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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이병헌, 유아인,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김강훈 등이 출연했고 '보안관'의 김형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6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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