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1시30분쯤 경남 산청군 시천면 민가 가까이 산불이 번지고 있다. 안대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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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나선 2명 사망, 2명 연락두절”
하지만 진화대원 2명은 불이 난 산의 7부 능선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진화대원 1명과 공무원 1명 등 2명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여전히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산림당국은 이들 대원이 산불 진화 중 역풍으로 화재 현장에 고립됐던 것으로 파악했다.
22일 오후 4시쯤 경남 산청군 단성면 자양마을 인근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 중이다. 산청 시천면 최초 발화지점에서 직선거리로 약 9km 떨어진 지점이다. 안대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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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율 70%였는데…3배 센 강풍 불자 재확산
기온은 오르고 습도는 떨어지면서 산불이 퍼지기 유리한 조건으로 바뀌기도 했다. 오전 9시 기온과 습도는 각각 8.8℃, 54%에서 오후 2시에는 24.5℃, 16%로 변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진화율은 35%로 뚝 떨어졌다. 전체 화선도 27㎞로 확대된 가운데 남은 불의 길이는 17.5㎞로 추정됐다. 산불영향구역도 290ha에서 503ha로 크게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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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큰 불 처음…바람 부니 다시 연기 치솟아”
전날부터 산불이 번진 점동·국동마을의 강 건너편에 위치한 상지마을에서 산불을 지켜보던 주민 진모(70대)씨는 “12년 전부터 귀향해 살았는데, 이렇게 큰 불은 처음”이라며 “원래 산 너머에서 시작된 산불이었는데, 어제 나무가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불더니 3~4곳에서 동시에 불이 붙더라”고 했다.
22일 오후 경남 산청군의 한 마을 주민들이 강 건너편에서 다시 확산 중인 산불을 보며 우려하고 있다. 안대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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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는 강 건너 마을까지 번졌다. 이날 오후 4시쯤 시천면 최초 발화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약 9㎞ 산청 단성면 자양마을 인근 산에도 불이 붙었다. 산청군은 오후 4시30분쯤 시천면 전 마을과 단성면 자양·당산 마을 주민 등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추가 대피령이었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산청 7개 마을 주민 263명이 한국선비문화연구원으로 대피한 상태다. 전날 대피인원 213명에서 50명 더 늘었다.
22일 울산 울주군에서 발생한 산불. 사진 소방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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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울산 연달아 산불…위기경보 심각 상향
건조한 대기와 강풍 등 기상 상황이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산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각지에서 16건의 산불이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산림청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전국 모든 지역에 산불 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및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는 이날 오전 11시 24분쯤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당국은 산불 1·2단계를 연이어 발령한 데 이어, 오후 2시 10분쯤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중이다. 이 산불도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했다. 진화율은 4%(오후 6시 기준)에 불과하다. 전체 화선은 무려 15.3㎞에 달했지만, 불길을 잡은 길이는 0.6㎞에 그친 상황이다. 산불영향구역은 300ha로 추정된다. 의성군은 성묘객이 묘지를 정리하던 중 실수로 불을 낸 것으로 파악했다.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산불이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 중이다. 사진 경북소방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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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낮 12시 12분쯤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산림당국이 진화 작업 중이다. 진화율은 오후 6시 기준 진화율 4%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 산불로 현장 인근 양동 마을 36가구 60명이 전원 대피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오후 5시 현재 전국에서 10건의 산불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가 발령된 건 2곳(경북 의성군 안평면·경남 산청군 시천면), 1단계가 발령된 곳은 2곳(경남 김해시 한림면·울산 울주군 온양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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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비 오기 전까지 위기”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산청과 의성) 대형산불이 동시 2개 발령되는 위기 상황”이라며 “산청 상황을 완전 진화하고 의성 산불로 진화 역량을 투입, 오늘 일몰 전 2개의 대형 산불을 잡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20일부터 영남권을 중심으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건조가 심해지고 있다”며 “진화 장비·인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비가 예보된 26일 전까지 고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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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의성=안대훈·김정석·김민주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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