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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에 믿을 건 효자 식품관”...한우·삼겹살 PB로 ‘럭셔리 고기’ 파는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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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셀렉티드 포크’ 출시
한우·돈육 미트샘플러도 눈길
신세계는 ‘암소한우’ PB 운영
불경기에 식품관 강화 총력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현대백화점의 자체 돈육 브랜드 ‘현대 셀렉티드(Selected) 포크’를 선보이는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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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업계가 한우·삼겹살 등 축산 먹거리를 자체브랜드(PB)로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고물가 불경기로 백화점에서도 접근성이 높은 식품관의 존재감이 커지자, ‘스몰 럭셔리’의 일환으로 최고급 먹거리 브랜드를 내놓는 모습이다.

22일 현대백화점은 최근 자체 돈육 브랜드 ‘현대 셀렉티드(Selected) 포크’를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판교점·목동점·더현대 서울 등 수도권 주요 5개 점포 식품관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 셀렉티드 포크’는 생산부터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현대백화점이 직접 관리하는 돈육 브랜드다. 1등급 이상 암퇘지만 선별해 100% 무항생제 및 저탄소 인증 등 자체 수립한 5가지 엄격한 품질 기준을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이 제품은 ‘비파괴 지방선별기(VCS2000)’를 적용했다는 점이 가장 눈길을 끈다.

대전충남양돈농협 공판장에서 카메라 3개가 달린 비파괴 지방선별기는 돼지 도체 크기와 정육량을 분석할 수 있다. 삼겹살 중량, 지방 비율 등을 예측하는 화상 분석 과정도 추가로 이뤄진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삼겹살 내 지방 비율은 약 25~30% 수준이다. 이에 맞춰 삼겹살 정육 내 지방 비율이 40%를 넘거나 25%를 밑돌면 백화점에 들이지 않는다.

고기의 두께, 육색, 지방색, 마블링 등 육안 식별을 넘어 과학적인 방법으로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표본(샘플) 검사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지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모든 물량을 검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 수지구 현대그린푸드 한우 육가공센터. <사진=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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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은 앞서 현대그린푸드와 함께 구이용 한우 부위를 한 곳에 모은 ‘미트 샘플러(Meat Sampler)’를 출시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 등심·안심·치마살·부챗살뿐 아니라 안창살·살치살·채끝살·새우살·제비추리 등 특수 부위까지 각각 60g씩 담았다. 2~3명이 함께 골고루 맛보기 좋은 규모다. 40년 경력의 현대그린푸드 축산 기능장의 손길로 선별한 고기를 현대백화점의 고급스러운 패키지로 담았다는 점도 인기 포인트다.

지난해 4월 정식 출시 전 사전 물량이 모두 판매되고, 정식 출시 이후에도 인기를 끌자 ‘돈육 샘플러’도 추가로 출시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PB ‘신세계암소한우’를 운영 중이다. 백화점 바이어가 직접 한우 경매에 참여해 고품질 물량을 확보한다. 신세계백화점이 경매로 사들인 한우는 2021년 308마리에서 2023년 536마리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315마리를 사들였다.

신세계는 1등급 암소 한우 중 60개월 이하 연령만 선택한다. 고기와 지방의 빛깔 등 추가 선별 기준까지 통과하는 건 하루 5~10마리뿐이다. 다른 업체들에도 인기가 많아 직접 경매에 참여해야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다.

백화점 업계가 축산 PB 상품을 적극 만드는 건 식품관을 강화해야 지속적인 충성고객 유입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명품·패션 등 백화점의 매출을 견인하는 전통적인 상품군과 달리 식품관은 VIP 고객들의 일상적인 쇼핑이 이뤄지는 곳이다.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록 식품 경쟁력이 주효해진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스몰 럭셔리’가 유행을 타면서 백화점 식품관이 각광받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점 식품관을 ‘하우스 오브 신세계’ 콘셉트로 최근 재단장하고, 롯데·현대 등도 지역별 주요 점포의 식품관을 재단장하는 이유다.

지난해 8월 충북 음성 농협 축산물공판장에서 바이어들이 한우 경매에 참여한 모습. <사진=신세계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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