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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5 (화)

더 큰 대한민국 - 배움으로 차별의 벽을 넘는 중국 동포들의 한국 정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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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708만 명 시대!

세계 곳곳에서 한민족 동포들은 오늘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국내에 거주 중인 우리 동포는 86만 명.

이들 중 대부분은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으로 이주했던 한민족의 후손들, 바로 중국 동포들입니다.

우리 곁에서 일하고, 배우고, 꿈꾸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중국 동포!

우리는 이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홍석영 : 조선족은 그냥 한국말 할 줄 아는 중국인 그 정도.]

[김재은 : 영화 같은 거를 보면 좀 되게 가까이 가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라든가….]

[유재천 : (미디어에서는) 폭력이라든지 마약이라든지 너무 안 좋은 면을 강조해서 좀 화합을 해치는 거 아닌가….]

중국 동포를 떠올리면 영화에서 봤던 끔찍한 범죄가 먼저 떠오른다는 사람들.

혹시 여러분도 중국 동포를 '범죄의 온상'으로만 취급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들의 삶을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본다면, 우리는 좀 다른 이야기를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는 이곳에서 조금 특별한 곳을 찾았습니다.

우리나라에 유학 온 중국 동포 학생들의 한국어 교육은 물론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이홍위 대표.

사실 누구보다도 학생들의 고민과 두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홍위 / 중국 동포·교육원 대표 : 저는 태어난 거는 베이징에서 태어났어요. 그리고 18살,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베이징에서 자랐고요.]

어머니의 권유로 한국에 온 지 10년째.

태어나 처음 느껴본 뿌리에 대한 끌림에 이끌려 첫발을 디딘 한국은 그러나,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이홍위 / 중국 동포·교육원 대표 : 10년 전 맨 처음에 택시를 타고 대림역으로 가달라고 했었어요. 기사님이 표정이 안 좋더라고요. 가기도 싫고. 이렇게 늦은 밤에는 위험한 동네에 가는 게 조금 그렇지 않으냐 물어보시더라고요. 잘 몰랐어요. 그게 이런 인식이 있었다는 것들이.]

중국 동포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마음을 찔러댔습니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한국인이지만 중국 동포라는 이유로 하루에도 몇 번씩 혐오와 차별의 순간을 맞닥뜨렸습니다.

그럴수록 한국을 제대로 알기 위해, 아니, 어쩌면 이 땅에서 살아가기 위해 이홍위 대표는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이홍위 / 중국 동포·교육원 대표 : (제가) 대학 교육 같은 경우는 다 한국에서 받았잖아요. 이런 교육도 받아 가면서 저 본인 스스로 많이 변화해 가고 이제 이 사회랑 조금 더 어울리고 이렇게…. 교육을 통해서 저도 많이 변했던 것 같아요.]

한국 사회에 적응해 나가면서 배움이 변화의 시작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중국 동포들이 한국 사회와 한걸음 가까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의 끝에는 항상 '교육'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이홍위 / 중국 동포·교육원 대표 : 제가 사실 석사를 다니면서 학교에서 중국 학생 모집 그리고 입시 업무를 담당했었어요. 저 본인이 이제 유학생으로서 많이 공부를 통해서 교육을 통해서 많이 배우게 됐고 변화하게 됐고, 그리고 업무 자체를 통해서 많은 학생한테 이런 기회를 드릴 수 있다는 것도 가치를 많이 느꼈고.]

그렇게 설립한 교육원은 한국어 교실을 넘어 한국의 문화와 역사는 물론 한국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 됐는데요.

이 대표는 중국 동포들이 배움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이홍위 / 중국 동포·교육원 대표 : 한국에서 유학생은 사실 16만 명 정도 있어요. 그중 절반은 중국 학생일 거고 원래 목표였던 학위 공부를 마치고 거의 다 본국으로 돌아가요. 그런데 그중에서 한국에서 계속 남아 있는 분도 있는데 그게 역시 우리 동포들이에요. 이런 분들이 동포로서 사회 기여도를 올리고 인식을 바꾸는 데 좀 더 힘쓴다면 저도 감사하죠.]

그는 오늘 특별한 곳을 찾았습니다.

10년째 이어진 고민을 함께 풀어줄 서울 구로구에 자리한 지구촌 학교입니다.

[박지혜 / 지구촌학교 교감 : 저희 (학교) 정원은 270명이거든요. 근데 270명 중에 지금 한 60% 정도는 중국 친구들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곳은 한국에서 자라나는 중국 동포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해 문을 연 배움터입니다.

그 이름처럼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곳은 단순한 학교 그 이상입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이 한국 사회에 당당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학교 밖을 나서는 순간, 아이들은 차가운 편견의 시선과 맞서 싸워야 합니다.

[박지혜 / 지구촌학교 교감 : 아이들 체험 학습을 위해서 그 전철을 타고 간다거나 이럴 때 저도 같이 위축될 정도로 그 눈초리가 굉장히 매서워요. 저희 아이들이 편의점에 가서 물건을 많이 사서 먹죠. 근데 이제 뭐가 없어졌다 그러면 이제 우리 애들을 의심하는 거예요. 경찰이 출동했을 때 한국 아이들은 보내고 이 아이들만 잡아가고 이런 상황들이 이제 벌어지니까.]

차별의 벽 앞에 자꾸만 움츠러드는 아이들에게 지구촌 학교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박지혜 / 지구촌학교 교감 : 한국어뿐만 아니라 본국의 언어를 하고 또 다른 언어를 또 하나 더 배움으로써 얘네는 정말 언어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삼고 아이들에게 그렇게 교육하고요.]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법.

한국어와 중국어, 두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

아이들은 이곳에서 빛나는 잠재력은 삶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저마다 꿈을 찾고, 또 꿈을 키우기 위해 오늘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갑니다.

[배태호 / 지구촌학교 고등 3학년 : 고등학교 3학년 2반 배태호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한국이 너무 좋았어요.]

[유민아 / 지구촌학교 고등 3학년 : 그냥 제가 원했던 그냥 제가 그냥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할 수 있는 사람 하고 싶어요.]

[임서봉 / 지구촌학교 고등 1학년 : 일단 음악과로 한번 가보고 싶은데 그냥 나중에 내 학원 만들어서 다른 악기를 배우고 싶은 친구들이 가르쳐주고 싶어요.]

[임의인·곽자기 / 지구촌학교 1학년 : 나중에 대학교 들어가고서 패션이랑 상관이 있는 그런 그런 거 하고 싶어요.]

[임의인·곽자기 / 지구촌학교 1학년 : 저도 조선족이니까 그래서 한국인이랑 같은 민족이니까 한국에 사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저 한국에서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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