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스티브 위트코프(왼쪽) 중동 특사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모습.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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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외교 사령탑 역할을 하는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의 ‘최고 외교관’으로 불린다. 그런데 그런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외교 분야에서 경쟁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40년 골프 친구’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다.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위트코프는 외교 경력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미 일각에서 사실상의 국무장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미 언론에서는 트럼프 취임 이후 지난 두 달간 미국이 관여한 굵직굵직한 세계 외교 현장에서 루비오 장관보다 오히려 전면에 나선 위트코프 특사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CNN은 “루비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문제에서 억만장자 위트코프에게 가려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정식 직함이 대통령 중동 특사인 위트코프는 실제 이스라엘과 하마스와의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이끌며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이끌어내는 등 중동을 누비는 듯 보였지만, 이후 개인 전용기를 타고 러시아 모스크바로 날아가 3년 6개월간 억류돼 있던 미국인 인질을 석방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이어 위트코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며 지난 13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모스크바 크렘린궁(대통령실)에서 독대하고 트럼프와 푸틴의 18일 전화 통화를 중재했다.
물론 같은 시기 루비오 장관도 불법 이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앙아메리카를 방문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대표로 나서며, 캐나다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는 등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보다는 이달초 백악관에서 트럼프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벌인 언쟁으로 나온 불화설이 더욱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가 두 사람을 직접 중재하려고 노력했을 정도다. 미 의회 상원 외교·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오랜 경력을 쌓은 정통파 루비오는 지난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의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와 JD 밴스 부통령이 기존 외교 관례를 무시하고 젤렌스키를 윽박지를 때 소파에 등을 젖힌 채 수동적으로 앉아있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루비오는 최근 새벽 3시까지도 업무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1기 초대 국무장관이었던 렉스 틸러슨이 트럼프와 갈등을 빚다 트럼프가 소셜미디어(트위터) 글을 통해 13개월만에 해고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 때문에 2028년 대선을 바라보는 루비오는 최소 18개월에서 2년 정도는 국무장관직을 역임해야 차기 출마 포석을 다질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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